[무카스뒷담화]서인주 회장을 피 흘리게 한 '콜라병 격파'

  

미리 갈아놓은 맥주병 깨니 꼬마관중이 콜라병 건네


국술은 현재 전 세계 42개국, 2백만 명 이상의 수련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국술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는 표현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국술이 이런 인기를 모으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바로 시범이다. 특히 서인주 현 국술원 회장은 해외에서 1,000번에 달하는 크고 작은 시범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서 회장이 한 지역 행사 시범에서 정신을 잃은 적이 있다고 한다.

지난 8월 국술원 지도자세미나에서 서인주 회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때는 1979년, 서인주 회장의 당시 나이는 29세였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한 국술은 크고 작은 행사에 초대되어 시범을 펼쳤다. 이날도 국술 시범단은 소규모 지역 행사에 초대되어 시범을 가졌다. 무대에서 몇 번의 시범이 펼쳐졌고, 분위기는 무르익어갔다. 드디어 서 회장의 순서다. 서 회장은 무대에 들어서면서 양손에 들고 있던 맥주병을 이마로 가볍게 깨트렸다. 맥주병은 밋밋하여 시범에 많이 사용된다. 맥주병이긴 하지만 완벽한 시범을 위해 당연히 병을 바닥에 대고 미리 갈아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완벽한 맥주병 격파에 관중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얼음’ 상태로 변해버렸다.

관중석에 있던 꼬마가 ‘코카콜라’ 병을 서 회장에게 건낸 것이다. 콜라병이 어떤 것인가. 맥주병과 달리 두꺼운 것은 물론 빗살무늬로 장식되어 있어 시범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물건이다. 하지만 이미 관중들의 시선은 꼬마가 든 콜라병에 집중됐다. 또한 서 회장을 바라보는 꼬마의 눈은 특별한 무언가를 원하는 고양이처럼 맑고 투명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서 회장은 꼬마가 건낸 콜라병을 받아들었다.

‘어떻게든 깨야한다. 지금 이 병을 못 깬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은 끝이다.’ 서 회장은 이런 생각과 더불어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콜라병을 이마에 내리쳤다. ‘팍!’ 순간 관중들의 함성으로 체육관이 날아가는 듯했다. 내려치는 순간 번쩍했지만 서 회장은 직감했다. 모두가 깰 수 없다고 생각했던 콜라병이 자신의 이마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는 것을…. 해냈다는 생각도 잠시, 서서히 이마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긴장한 탓에 식은땀까지 흐르는구나.’ 도복소매로 이마를 훔쳤다. 하지만 땀이 아니었다. 도복이 검정색인데도 불구하고 붉은 피 색깔이 선명하게 도복을 타고 퍼져나갔다. 순간 이마에 댄 도복자락을 땔 수가 없었다. 이마에 흐르는 피가 관중들에게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빠져나갈 해결책이 없었다. 그런데 순간 무대의 불이 꺼졌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서인혁 국술 총재가 무대에 오른 것이다. 분명 그의 순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서 총재는 서 회장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 국술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서 총재의 등장으로 서 회장은 무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서 회장의 상처는 생각보다 심했다. 화장실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마가 너무 많이 찢어진 것은 물론 피로 인해 도복 상의가 전부 젖었다. 태연하게 차를 향해 걸었다. 관중들 중 누구에게도 피를 보여선 안 된다. 차에 탄 서 회장은 정신을 잃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원에 누워있었다. 20바늘 정도를 꿰맸고,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까닭에 수혈까지 받았다.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당시 20대 후반에는 스스로 못 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시범을 하면서도 항상 자신만만했고, 나를 낮추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일이 있은 후부터는 무술을 과시하지 않게 됐다. 분명한 것은 콜라병 사건 이후에도 나는 많은 시범을 다녔고, 시범 때마다 혹시 관중들 가운데 누군가 특별한(?) 것을 들고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아직도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가볍게 몸서리를 쳤다. 그의 이마에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알 수 있는 상처가 아직 남아있다.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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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민철킥복싱전1위

    실전시범이란.상대방이.수박을.주면손끝으로.뚫을수있는.역외수를.항상염두에두어야.틀에맞쳐진시범격파란.그이외틀에선.연습이.안돼어있기에.실패할수밖에없는듯.나또한.병목격파에대해.아직.돌파못한상황이라..할말없지만...역외수에.염두를..

    2009-10-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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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민철.킥복싱전랭킹1위.

    실전시범이란.항상역외수를.염두에두는것이.고수로써생각일듯싶고.항상실전에대비한연습이없는무도는.스포츠일뿐이고.실전이란.역외수를항상두어야할듯..함..

    2009-10-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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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그래도~인복(人福)이 조금은 있으시네...금산에 제대로된분 한분 계시네..!!

    2009-10-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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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여튼...최용술도주님은 "인복(人福)"도 지지리도 없는 분이지...그많은 제자들 중에 어느하나...제대로 된 인간들이 없냐..? 이제 와서...인터넷이니..언론매체니...하는 것이 광범위해져서..합기도의 역사를 들먹이기 시작하니깐...이제서야..."최용술"이라는 이름이 거론되고...참..
    한심하다...

    2009-10-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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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저정도면...성공하셨지...! 1957년에 최용술도주님 제자로 들어가서...1958년에 이것,저것,짬뽕해서 "국술원"만들어서 동생분인 서인선씨하고...지금까지 잘 해먹고 계시잖아..하여간..태권도,합기도,검도,택껸,에서 원로라고 하는 사람들은...거의 한때(젊었을때)은 최용술도주님밑에서 운동했었지...그리고....자기들이...이것 저것..짬뽕해서..역사만들고...무술만들고...하여간..재주들은 다들 좋아...!

    2009-10-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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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택

    콜라병으로 맞으면 죽는데...ㄷㄷㄷ

    2009-09-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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