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명문 아이샴스大, 태권도 시범에 환호와 탄성

  

아인샴스대학교 태권도 게릴라시범 대성공, 현지 학생들 태권도에 매료돼


이집트 최대 명문대학 아인샴스대학교에 태권도시범이 선 보이고 있다.


이집트 3대 명문대학 아인샴스대학교 학생들이 태권도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태권도를 실제 보고 태권도와 종주국인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뜻 깊은 하루였다.

4일(현지시간) 오전 국기원태권도시범단(단장 김춘근) 일행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위치한 아인샴스대학교 어문학부에 방문했다. 중동 최초로 한국어과가 개설된 이 대학에 시범단이 한국의 대표문화인 태권도를 소개하기 위해 기습방문 한 것이다.

갑작스럽게 준비한 공연이라 시범 장소는 매우 열악했다. 태권도 매트도 없고, 잔디도 없는 그야말로 시멘트 바닥이었다. 자칫 공연하다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악 조건이었다. 일순간 정재훈 부감독은 단원들을 독려했다. 부상 없이 무사히 준비한 시범공연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의지를 모았다.

차분하던 교정은 한국에서 태권도시범단이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떠들썩해졌다. 공연장을 둘러싼 10여 층의 ‘ㄷ자’ 건물 난간에는 학생들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몰려들었다. 학생들은 마냥 신기하게만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뭘 하려고 하는지 궁금해 하는 표정들이었다. 한국어과를 비롯해 다른 학과생들도 시범공연으로 수업을 대체했다. 공연장 주변에는 순식간에 5백여 명이 넘는 학생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됐다.

기본 연합동작으로 시범이 시작됐다. 절도 넘치는 동작이 이어지자 숨을 죽이던 학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태권도를 처음 본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격파가 시작되자 탄성과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고난이도 기술을 선보이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한국어과 학생들은 “멋있어요! 대단해요!”라고 응원했다.

이날 시범단에서 가장 큰 인기는 유지나(일반, 24)와 박민지(용인대, 22) 두 여성 단원이 차지했다. 그 이유는 아인샴스대학 재학생 80%가 여학생이다. 격파는 물론 남자 단원들을 화려한 발차기 기술과 술기로 제압하자 동성으로서 자랑스럽다는 분위기였다.

시범이 끝나자 한국어과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리듬에 맞춘 박수에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어 공연장으로 몰려들었다. 가까이서 단원들을 보고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서다. 싸인 공세도 이어졌다. 단원들은 능숙하게 팬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아인샴스대학교 어문학부 압들 카디로 아띠아 학장은 “오늘 태권도를 처음 봤다. 매우 대단하고 훌륭한 무술인 것 같다. 태권도를 실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시 한 번 방문해주면 좋겠다”면서 “대사관과 협의해서 전반기와 하반기에 1주일씩 태권도 특별강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승 주장 “한국학과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이 나와 즐겁게 시범을 봐줘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즐겁게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지 단원은 “너무 뜻 깊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감동적인 시범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날 한국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뜻 깊은 행사였다.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들은 다른 학과생들에게 한국을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25년째 이집트에서 태권도를 보급해 온 임한수 사범은 “오늘 시범은 사실 메인이 아니었지만, 소득은 메인시범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며 “태권도를 모르는 일반 학생들에게 우수성을 눈으로 확인시켜줬다. 이집트 내 태권도 보급에 큰 활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어과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민경진 봉사단원(아인샴스대학)은“너무 좋았다. 학교에 있다 보면 한국 사람이 적어 소외당하는 경우도 있다”며 “태권도를 통해 한국을 알릴 수 있어 좋았다.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어과 오세종 교수는 “큰 자부심을 느꼈다. 한국어과가 있음에도 많은 학생들이 잘 알고 있지 않다”면서 “태권도하면 코리아라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 잘 알려진 것 같다. 한국어를 배우는 우리 학생들도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아인샴스대학교 게릴라시범을 기획한 주이집트대사관 박재양 문화홍보관은 “이집트 사회 내에 중산층 이상의 가정을 가진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보여준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주재국 태권도 보급 확산에 있어, 이 학생들이 향후 이집트 주류사회를 이끌어 갈 사람들로 생각할 때 굉장히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인샴스대학교는 2005년 어문대학에 중동 최초로 한국어과를 개설했다. 현재 이집트 현지인 120명이 한국어학을 전공하고 있다. 2008년에는 한국어학 전공 대학원까지 개설돼 20여명이 재학 중이다.

한편, 국기원시범단 김춘근 단장은 이집트 내 한국어학과를 최초 개설시킨 카디로 아띠아 초대 학과장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지속적으로 한국어학과가 발전될 수 있도록 협조 해줄 것을 당부했다.



[카이로 /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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