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문화재 ‘필봉굿’, 수박치기가 아이들 놀이가 아닌 이유

  

송준호의 수박이야기


구한말 수박치는 아이들.

그렇다면 박(拍)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무엇을 말해 줄 수 있을까?

박(拍)도 박(搏)처럼 ‘치다’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는데 단지 그 뿐이라면 이리 긴 말이 무에 필요하겠는가. 박(拍)에는 이 외에도 ‘손뼉치다, 장단 맞추다’라는 의미가 있다. 비록, 그 당시에 어찌들 하고 노셨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어도 근, 현대까지 기록 된 수박과 관계되는 여러 문헌들과 생존 고로들의 증언 등이 현존한다. 위의 실록에 등장하는 수박이라는 것이 적어도 손뼉을 마주치는 특징적인 태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무형의 문화란 것도 유형의 그것들 못지않게 후대에 흔적을 남기는 일에 그리 인색하지 만은 않은 모양이다.

답부터 적시하면 이렇다. 수박(手搏)의 한글표기는 적어도 18세기이전까지 ‘수벽’이었으며, 지금의 사전적 정의(定意)는 이러하다. ①손바닥 ②두 사람이 서로 보고 앉아 손바닥을 마주치는 장난.

고대 군사(軍士)무예였던 수박(手搏)은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과 내가 어릴 때 하고들 놀았던 손뼉치기란 것과 맥(脈)을 같다. 수박, 수벽, 수벽치기(수박치기, 손뼉치기) 등이 동의어임을 또한 알 수 있는 것이다. 설령,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장풍을 쏘아대진 못할망정 동네에서 코를 ‘찔찔’흘려가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손바닥이나 치던 그런 것이 우리네 무술의 본(本)이라고 일컬어지는 수박(手搏)이라니 그 실망스러움이야 짐작이 가고도 남는바 이나 어쩌겠는가?


압록강, 장백문화관직원들과 수박춤기능자들

작년 10월경 서울시 생활체육협의회 지원으로 열린 모 전통무예대회에서 시연에 앞서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여러분 중에 장시가 무슨 뜻인지 아는 분이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누구도 선뜻 답을 못했다. 장시란 세종실록등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의 영등포시장이나 동대문시장과 같은 그러한 것을 말한다. 이전 시대에는 시장(市場)을 장시(場市)라 하고 “저 친구 참 대담하다”가 아니라 “담대하다”, “나의 명운” 등으로 쓰고 읽었다. 그 순서만 바꿔 놓아도 요즘 사람들은 한참이나 혼동을 하니 교육의 힘이란 것을 우습게만 볼 것은 아닌것 같다.

수박은 박수를 조상들이 부르던 어순이며, “박수친다”고 하지 않고 “수박친다”라고 했을 뿐이다. 풍물에서 손뼉을 마주치며 하는 것을 “박수치기”라 하지 않고 “수박치기”라고 불렀다. 굿에서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수박(手拍)치기”이지 “박수(拍手)치기”가 아닌 것이다. 수박은 박수(拍手) 곧, 손뼉치는 것을 의미하며, 항간에서 수박치기, 수벽치기라고 하는 일련의 것들과 같은 것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임을 확언하는 바이다.

'민속용어사전'에는 수박치기(손뼉치기)라 하여 ‘고려시대의 수박희(手博戱)로 정중부 등의 무신들이 힘을 얻었던 기예가 수박치기이며 필봉풍물굿에 남아 있다. 사물들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으면 그 안에서 상쇠와 잡색들이 두 줄로 앉아서 손뼉을 치는 놀이이다’라고 한다.

수박치기를 요즘은 아이들 놀이라고 하는데 원래 그런 것은 아니다.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필봉굿에서도 “수박치기를 하는데 아이들놀이를 왜 어른들이 하겠느냐, 그것도 굿을 하면서, 어른들이 교육적인 목적으로 가르쳤든지 아이들이 옆에서 보고 흉내를 냈다고 보는 것이 옳다”라고 말이다.


위는 1990년중국 단동에서 열린 문예콩쿨에서 ‘수박’의 갈래인 수박춤을 시연


우연히 얻어 읽은 선조 33년 4월에 비망기(備忘記)로 정원(政院)에 전교하기를 “권법(拳法)은 용맹을 익히는 무예이니 아이들로 하여금 이를 배우게 한다면 동네 아이들이 서로 본받아 연습하여 놀이로 삼을 터이니, 뒷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기록도 있다.

옛 것을 시대가 다른 지금의 정서만으로 이해하려 해선 안 될 것이다. 씨름과 관련하여 이런 것도 남아있다. “우리 서로 씨름 할 때 서로 뺨치지 말고 됴히됴히(조용히) 하자” 3백년정도 전엔 씨름하며 뺨도 치고 했나 보다. 쉬이 상상이 되는가? 조선 숙종 3년(1677)에 권대련(權大連), 변섬(邊暹), 박세화(朴世華) 등이 당시의 중국어 학습서인 '박통사'를 한글로 풀이한 책에 나온다.


송준호 수박 이야기는 매달 둘째주, 넷째주 수요일에 연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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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호 #수박 #전통무예대회 #수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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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희

    도로와 하수도가 있고 법만 있으면 "로마"? 이곳에서 뭘 보고 구경하셧는지 모르지만,,
    저도 오늘 이곳에 첨 와서 봤습니다만,, 물론 동영상으로 바위 치시는 분만 봤습니다만,
    그것도 몇초 보다가 끊었지만,,, 쩝~~ 뭐~ 달리 할 말이 저도 솔직히 없습니다,,,

    2011-05-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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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희

    한문을 알면,,,, 한글이 밝아 진다,,,, 나도 한때는 유림 회관에서 소학도 배우고 나름
    한문에 관심을 갖고 공부도 했습니다만,,, "중국어 조금만 공부해도,," 그럼 우리나라
    초딩 부터 다~ 중국어 공부 조금이라도 해야 겠네요? 또 오랑캐의 침략을 대비 해서?
    또 명운이니 박이니 하는 뜻 풀이로,, 전통 운운? 무리는 누가 하는건지 몰것네,

    2011-05-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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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

    중국어 조금만 공부해도 ... 중국어 공부할 걸 권합니다. 중국어를 조금만 알아도 명운이니 박이니 하는 뜻 풀이로 전통 운운 하는 건 무리라는 걸 알텐데....

    2010-11-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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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ㅈㅈㅈ

    주장을 하시면서 논리는 없고 이야기만 하시네요.. 로마가 왜 로마입니까.. 하수도가 있고 로마법이 있고, 도로가 있으니까 로마지.. 전통무예 주장하시는 분들은 늘 어원풀이 아니면 이야기만 하시네요.. 완정된 체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 일본 무예와 비교하면 부끄럽지 않습니까... 전통을 잇기 위한 열정은 높이 사지만 정말 고구려 무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2010-11-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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