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국 라저스트에 '울분'… WTF에 강경 대응 요구

  

세계태권도지도자협의회, 라저스트 가처분신청에 "태권도를 혼란에 빠트렸다" 서명 결의


28일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팀 지도자들의 모습


런던 올림픽행 출전권을 따기 위해 참가한 선수, 지도자가 잔뜩 화가 났다. 승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몸통보호대가 전자호구에서 일반호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기 위해 결전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도착해 현지적응훈련을 하던 참가국 대부분은 WTF의 갑작스러운 결정을 듣고 모두 놀랐다. 한국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를 위해 ‘대도(DAEDO)’ 전자호구 시스템에 맞는 전술과 적응 훈련에 ‘올인’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놀라움’은 ‘분노’로 이어졌다. 일부 선수들은 실망감으로 울분을 참지 못해 눈물까지 흘렸다.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80kg급 결승에서 한국의 문대성과 결승에 맞붙어 KO패 당한 바 있는 그리스의 니콜라 이디스는 일반호구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훈련장에서 눈물을 쏟았다. 생애 마지막 올림픽 도전을 목표로 전자호구에 완벽하게 적응해 자신감이 충만해 있었던 터라 실망이 컸던 모양이다.

각국 지도자들은 경기장으로 모여들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전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지도자들은 이번 전자호구를 사용하게 한 ‘라저스트’에 극심한 불만을 쏟아냈다. 급기야 이번 대회를 혼란에 빠트렸다며 성토하며 긴급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도자협의회 윤순철 회장이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TK24 제공)


세계태권도지도자협의회 윤순철 회장(이탈리아대표팀 감독)은 “올림픽을 앞둔 중요한 대회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모든 참가국이 흥분하고 있다”며 “대회에 사용하지 못해 아쉬운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109개 참가국에 혼란을 주는 행위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결론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가 이권을 위해 태권도 전체를 뒤흔들었다. 우리 지도자들은 결의문을 채택해 이번 대회를 혼란에 빠트린 라저스트를 강경하게 대처할 것으로 WTF에 요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세계 각국의 입장과 대회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은 한국 법원의 판결에도 유감을 표명했다. 라저스트와 맺은 계약서 내용과 WTF 본부가 한국에 있다는 것 하나로 한국 법원이 국제스포츠기구와 올림픽과 연관된 중요한 대회 정책을 뒤바꾸게 한 것에 외국 참가국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자호구 문제로 하나로 뭉친 세계태권도지도자협의회는 28일 오후까지 약 76개 국가가 결의문에 서명했다. 29일 오전까지 추가로 서명받아 29일경 WTF 조정원 총재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번과 같은 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28일까지 76개 참가국에서 결의문에 서명했다.


한국대표팀을 이끄는 김세혁 총감독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우리도 현지에 도착해서 훈련을 하는 중에 소식을 접했다. 당혹스럽다. 이번에 출전한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위해 대도 전자호구로 선발전을 하고, 모든 훈련에 집중했다”며 “곧바로 일반호구에 맞는 전술훈련에 돌입했다. 보호대도 소리가 잘 나지 않는 것으로 긴급 교체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국제심판들이 제대로 평가할지 의문이다”이라고 근심을 토로했다.

세계선발전은 2012 런던 올림픽 본선행 출전권이 주어지는 중요한 대회이다. 그런데 대회 사흘 전에 갑자기 전자호구에서 일반호구로 바뀌었으니 참가국이 흥분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올림픽 전자호구에서 탈락한 라저스트(대표 주상열)사가 한국 법원에 사용정지가처분 신청이 받아졌기 때문이다.

WTF는 27일 오전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강구했다. 판결문을 어기고 경기를 강행하면 경기 횟수당 1백만 원의 벌금을 내야하는 상황. 결국, 일반호구로 사용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27일 각 회원국에 통보했다. 28일 인터내셔널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표자회의는 일각에서 우려했던 큰 소란 없이 원만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대표자회의에서 만난 여러 참가국은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채 가라앉지 않아 보였다. 짧은 시간 일반호구를 대비한 전술 전환과 적응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전했다. 수년간 전자호구에 맞춰 훈련한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뀔지는 모두 확신하지 못했다. 그나마 모든 참가국이 같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위안을 삼고 있다.

태국대표팀 최영석 감독은 “일반호구로 바뀌어 코치 입장에서 머리가 복잡하다. 국제 지도자 10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다. 우는 선수도 있고 모두 아쉬워한다”며 “일반호구와 기술적인 차이가 크다. 습관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 만에 바꿀 수 없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혼란을 주는 이런 불상사가 앞으로 없었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란태권도협회 기하리쉬 바흐리 국제부장은 “법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WTF에서 이 결정 외에 다른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며 “이란팀 입장에서는 늘 일반호구로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남은 시간 동안 충분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대표팀 진 로페즈 코치는 “일반호구를 사용한다는 결정은 놀라운 것이긴 하지만 코치의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어떤 상태에서도 경기력을 잘 발휘할 수 있게 준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술과 훈련방법에 변화가 있겠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거기에 맞게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대표팀 관계자가 일반호구 전환과 관련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일반호구 전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분위기도 흐르고 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성적이 저조한 한국대표팀과 주최국 아제르바이잔이 의도적으로 일반호구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있었다는 루머로 오해를 받고 있다.

윤순철 감독은 “외국팀 사이에서 이번 일로 한국과 아제르바이잔을 의심하기까지 이르렀다. 말도 안 되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런 의혹들도 제기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김세혁 총감독은 “상황이 급변하니 어처구니없는 오해까지 받게 됐다”며 헛웃음을 지으며 “갑자기 일반호구로 전환돼 당황스러운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무천 운영부장도 “애초에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도록 대처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하지만, 우리도 다른 외국팀과 당혹스러운 것은 똑같다”라고 일각에 루머에 반박했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로 큰 혼란 속에 시작됐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결전을 위한 대진표도 추첨됐다. 29일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낸 참가국은 30일부터 치러질 대회에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다. 선발전 결과에 따라 반응이 어떻게 엇갈릴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바쿠 ㅣ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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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대

    사진속의 인물도 경희대라지요? 그래서 이랬다 저랬다 합니까? 경희대 지겹다 지겨워

    2011-07-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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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조사

    이번 사태로 검찰이 세계연맹 회장,부회장,사무총장과 라저스트 관계자들 소환하여,리베이트,향응제공,불공정 회사선정등 모두조사하여,태권도를 바로 세워야한다.

    2011-07-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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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무도를 스포츠의 경기화로 정착 하기위해,몆 십년간 얼마나 많은 태권도인들이 정열을 받쳤나? 버선 신은 짧은 도복입고,경기전 전자 확인거쳐,태권도 시합인지,오락 게임하러 가는지.헷갈린다는 선수들의 푸념,라저스트여,당신들은 당신들 장비 팔려고,전세계 큰시장의 협회와 연맹에 얼마나 많은 뒷돈을 뿌렸나? 이것이 당신들의 최후의 발악이요?

    2011-07-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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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관장

    회사의 이권이 중요하다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올림픽관계대회에
    영향을 줄 지 알면서도 이런 행동을 한 라저스트는 괘씸죄를 적용받아 다시는
    전자호구 업계에 얼굴도 못내밀게 해야한다...
    태권도계에서 태권도를 가지도 이익을 창출하려는 회사가
    가뜩이나 올림픽 퇴출설에 휘말리고 있는 태권도를 이렇게 곤경에 빠뜨릴 수는 없다!!
    이것 생각도 개념도 눈치도 없는 행동이다.
    어짜피 선수들을 모내기 패션으로 만드는 디자인부터 짜증났다!!
    나는 라저스트 착용한 경기영상을 제자들에게 보여주기도 부끄러웠다...
    이 기회에 그냥 바꾸는 게 좋을 듯하다!!

    2011-07-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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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확인

    기사내용으로만 보자면 지도자 협회에서 라저스트만을 욕할일이 아닌듯하다. 내용의 원인은 세계연맹에 있는것같은데 왜 라저트로 초점이 맞춰진건지 ㅎㅎ 라저스트도 물론 결함이 발견된 문제도 있지만 이를 공인해주고 관리감독을 못한 세계연맹의 잘못이 크다. 또한 잘못을 넘어 세계연맹이 책임을 져야하는데 왜 문제의 촛점이 빗나가는지 이해가 안된다

    2011-07-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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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운

    과연 새로운 역사를 만드시는 분들의 행정이란 대단하네요 잘 하시면 올림픽에서도 퇴출되는 작품도 만드실것 같은데 아주 장하십니다. !!!

    2011-07-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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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대1

    경희대 경희대 경희대 지겹다

    2011-07-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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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렸다

    기본행정을 잘못한 연맹잘못이 더 크다. 라저스트가 성능이 떨어졌다면, 왜 그걸 독점 공인을 수년간 보장을 했고 이제 와서 경주대회까지 쓰고 나서 갑자기 대도 쓴다고 하루아침에 판 뒤집고 이제 와서 또 판뒤집은 이유가 업체 회사에만 있다는건가? 연맹의 이랬다 저랬다 행정과 이권 개입을 밝혀야 한다. 연맹은 라저스트만 잘못인것으로 몰고 가는데 세계 태권도 인들은 그렇게 연맹처럼 무식하지 않다

    2011-07-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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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참에 세계연맹도 철저하게 조사를 하여야 한다. 조정원은 얼마나 헤쳐드시기에 이런일이 발생하게 방관하고 태권도 올림픽 영구종목 핑계로 한국어를 보조어로 돌리는 이런 사람이야 말로 매국노가 아닌가 한심하다. 누구는 태권도를 살리겠다고 이렇게 뛰어 다니고 어떤넘은 자기 자리 지키겠다고 이런 사태를 벌이니...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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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호구

    왜 일반호구 사용한다고 하는데 한국팀은 웃고 있나....^^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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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쿠

    업체마다 받은 공인료는 어떤놈 배속에 쳐 넣었는지 결국은 라저스트에 돈 더 먹을려고 생쑈하다 이런 분란을 일으킨것 아닌가 각성하라 !!!!!!!!!!!!!!!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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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klajust1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본질은 세계태권도연맹이 공인료를 받고 사기친거지 그리고 2005년 당시 전파과학연구소가 라저스트제품을 승인하여 공인을 받은것이고 돈한푼 안내고 대회때마다 전자호구 이용해 먹고 이제와서 차 버리는 넘들이 양아치들이다.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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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치1

    조기 아래 코치 넌 대도 알바니 넌 아무래도 돈먹는 코치군 일반호구로 해야 학부모한테 돈받을수 있으니.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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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대 이놈들

    WTF 경희대 이놈들 .. 니들이 하는 일들이 이렇지 모.. 니들때문에 세계태권도 연맹 이미지만..자꾸 떨어지고..태권도의 위상은 지나가는 똥깨가 되었구나..

    경희대 이놈들..들어라.. 니들이 해먹는 집권자체가 무리였다.. 이유는..너희는 기냥 경희대놈들이니깐..쯧쯧..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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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치

    라저스트는 영구제명 지금모두 가지고 있는 라저스트 호구는 쓰레기통에다 버립시다. 성능도 좋지못한 쓰레기 호구 주제에... 잘만들기라도 했으면 말을 안하지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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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K LAJUST

    이판에도 정신 못차리고 알바들 시켜 댓글다나? 정말로 한심하다 쯧쯧쯧..........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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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사모

    일차적 책임은 국제기구인 세계연맹에 있다. 2009년도 세계대회 이후 전자호구특별위원회는 뭣을 했기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초래했다!
    WTF행정의 난맥상을 규탄해야 할 사항이다. 왜 세계연맹은 입을 다물고 있는가,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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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총장

    이판에 받은 돈 토하고 집으로 가지....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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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계태권도염병

    바로 니가 잘못이야 임마 돈을 받고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양아치마냥 주먹으로 사람 잡으려하고.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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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라면

    너라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뒷통수치면서 이제부터 그만두라고 하면 고맙습니다하고 짐정리하겠니 머저리들아.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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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도기자냐

    이게 라저스트 잘못이야 계약위반에 갑의 힘으로 약한 중소기업 등쳐 먹은 연맹 잘못이지 무카스 기사 똑바로 써 잘못하면 박카스 만든다...ㅋㅋㅋ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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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호구

    대한민국 태권도 일반호구 사용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것 아니었나 아무튼 전자호구 사용하지 않기로 했으니 올림픽 금메달 4개는 o.k입니다. 축하합니다. 대한머저리 협회와 올림픽 퇴출 일순위 연맹 조모식총재님 양또라이총장님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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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소리

    지도자협회 놀고 있구나 니들이 지도자면 개가 니 형님이다.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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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F

    예전에 라저스트 주주명부 까면 여럿 다친다... 이전 주주들 리스트까지 까면 정말 누가 다칠지... 원.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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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

    이것은 WTF를 성토할 일이지, 라저스트를 성토할 일은 아닌 듯. WTF의 행정미스와 개념없는 전자호구 정책이 부른 일이 아니겠는가? 지도자들은 WTF를 성토해야 이치에 맞을 듯.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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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뭘하든

    싸움은 혼자되는게 아닙니다. 연맹의 잘못도 아주 많이 큰데 기사의 내용이 지나치게 라저스트만을 몰고 가내요. 싸움이 혼자 되나요? 기자님 연맹의 행정 잘못과 이권개입된 내용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한쪽만 몰고 가면 해결이 없지요

    2011-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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