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KTA, 땜질식 국가대표 선발로 난장판 ②

  

경기력향상위원회 독립, 경기부 신설 무의미 전시행정 증명


11일 경기력향상위원회가 끝난 후 김세혁 전무이사와 윤종욱 의장이 결정 내용을 검토 중이다


2014 국가대표선수선발 최종대회 후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 6체급 선정, 그리고 무산된 평가전은 경기력향상위원회가 결국 전시성 행정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 되었다.

김태환 회장은 지난해 회장 직속으로 경기력향상위원회를 두겠다고 공약했다. 그리고, KTA는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기술전무위원회로부터 독립시켰다.

이는 해당 위원회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한체육회 권장사항이며, KTA는 올해 정기총회에 사업수행과 목적달성을 위해 이사회 자문 및 실행기구로서 경기력향상위원회를 둔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올해 대표 선발전 및 체급 선정과 관련해 한 일은 아무 것도 없다. 해당 위원회 위원장조차도 이번 대표 선발 과정과 절차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사전에 있었는지 의문이다. 제대로 된 위원회 회의도 없었다는 전언이다.

KTA가 8체급 선정 후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 6체급 출전의 기초로 삼겠다고 밝힌 회의자료에는 세계태권도연맹(WTF)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월별 랭킹과 그동안 주요 국제대회 출전 한국 선수 입상 기록만을 살펴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초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자료가 있기 때문에 8체급 선정 후 6체급을 선정할 수 있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차라리 겨우 이정도 수준의 자료라면 이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6체급을 결정하고, 각 팀과 선수들이 여기에 맞춰 훈련해 대표 선발전에 임하도록 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올림픽 병합체급 대비에도 어울린다.

이날 오후 경기력향상위원회가 경기장 내 귀빈실에서 열리자 바깥에서는 이번에 선발된 대표선수들이 소속되어 있는 팀 지도자들을 어떻게 믿고 경기력향상위원회 결과를 신뢰하느냐는 불만도 강하게 제기되었다.

평가전 하나? 안하나? 오락가락 하더니 결국...


제외된 2체급을 포함하는 인접체급 평가전이 무산된 것 역시 애매한 구석이다. KTA는 10일 오후 대표자회의서 제외된 체급 1진 선수들의 평가전 방식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제외된 체급 선수가 하위 체급으로 내려가는 것보다는 상위체급으로 올려서 평가전을 치르는 방식이 논의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최중량급의 경우 올라갈 체급이 없기 때문에 하위 체급과 겨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논의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이 자리에 있던 일부 지도자들의 의견이었을 뿐 그 타당성과 구속력이 진지하게 논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제외된 체급은 남자 -80kg급(한국가스공사 박용현), -87kg급(삼성에스원 신영래), 여자 -73kg급(경남대 이원진), 여자 +73kg급(한국체대 심민지)으로 결정되었다.

남자 체급의 경우 -80kg급이 하위 체급과 경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87kg급은 해당 선수가 부상을 당해 +87kg급과 평가전이 무산되었다. 그러나 -87kg급과 +87kg급의 경우 두 선수 모두 삼성에스원 소속이다. 결국 출전 체급이 결정된 상황에서 팀에서는 유불리를 따질 것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

여자의 경우 -73kg급이 제외되어 +73kg급 선수와 겨루어 +73kg급 출전 선수를 정해야 하지만 이 역시 무산되었다. 최중량급 두 체급이 제외되면서 위로 올라가 겨룰 체급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73kg급이 최중량급이 되므로 -67kg급과 겨룰 수도 있지만 평가전을 하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말과 함께 무산되었다.

+73kg급의 경우 해당 선수가 여자부에서만 4개 체급에서 1진이 선발된 팀에 소속되어 있다. 그러나 가뭄에 단비 내리듯 국가대표 1진을 배출한 -73kg급의 경우 어디 마땅히 하소연 할 곳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여 -73kg급 1진에 선발된 이원진과 경남대 송지훈 코치가 결승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국제경기력 향상위해 경기부 신설했지만 뭐했나?


김세혁 전무이사는 10일 대표자회의서 평가전을 할지에 대한 상황이 꼬이게 된 것과 관련해 아시아태권도연맹이 엔트리 마감 공문을 늦게 보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선수권대회가 5월 중에 열리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대부분 알고 있었다. KTA 홈페이지 연간일정 2014년 1월 16일자에는 제21회 아시아선수권대회가 5월 둘째 주에 열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국제대회 엔트리 마감은 통상 대회 1달 전에 마감한다. 즉, 별도의 엔트리 마감공지가 도착하지 않더라도 대회 일정이 정해지면 이에 맞추어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마땅하고 이것이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아주 기본적인 절차다. 엔트리 마감 공문이 늦어서 상황이 더욱 꼬였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것은 KTA 내부 국제경기력 향상 정책입안과 논의 과정이 사라졌다는데 있다.

경기부를 신설해 국제경기력 향상을 공언했지만 실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구조보다는 개인이, 가치보다는 이해관계가 앞서 있기 때문에 벌어진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KTA가 중장기적 국제경기력 향상을 위해 시동을 걸었던 국내 랭킹제 도입이 무산된 후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근치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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