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피카소 같은 삶을 살았으면...

  


미술을 좋아하는 애호가에게 당대 최고의 화가를 뽑으라면 서슴없이 빈센트 반 고호(Vincent van Gogh)와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를 말할 것이다.

특히 미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고호를 싫어하는 사람을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다.

고호의 작품들은 강렬한 색체와 천재성이 더해져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가져다준다.

그의 작품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본부장님, 나는 공권유술을 지도하는 관장님들은 피카소 같은 삶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미국의 김준태 공권유술 본부장과의 페이스북 챗팅에서 내가 던졌던 말이다.

김준태 본부장은 대답대신 물음표를 찍었다.

고호는 분명 위대한 예술가이지만 그의 생애는 짧고도 고통스러운 삶이었다. 고호가 살아 생전에 팔린 작품이라고는 1890년에 팔린 (붉은 포도밭) 오직 단 한 작품뿐이다. 아무도 그의 작품세계를 알아주지 않은 것이다.

그는 지독한 가난과 정신분열, 주변사람들과의 마찰, 고독과 외로움등에 시달리며 30대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나는 고호의 작품을 동경했었고 그가 어떠한 생을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착각이 일어나곤 했다. 나는 그게 좋았다.

나는 김준태 본부장의 물음표에 답을 달았다.

“나는 늘 우리시대에 공권유술의 기반을 잘 다져놓으면, 다음세대에는 분명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마치 고호의 작품처럼 말입니다.”

그는 “ㅎㅎ” 라고 답했다.

고호의 그림은 그가 죽고 나서 후대에 평가를 받았고 위대한 화가로 남았지만, 고호의 입장에서 자신의 삶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그의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그는 여전히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화가로 남았을 뿐이다.

파블로는 고호와는 달리, 화가로써는 과분할 정도의 부와 명예를 얻었고, 생을 마치는 93세까지 수많은 작품 활동을 하며 19세기 위대한 미술가로 마침표를 찍었다.

내가 이렇게 그에게 설명을 했을 때 그는 공감을 표시했다.

“나는 과거 공권유술 1세대들이 노력한 결과가 후대에는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생각이 든 것이 그래서? 였습니다. 공권유술 1 세대들이 공권유술의 발전에 살신성인으로 노력을 해서, 그래서 2세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게 1세대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냐는 겁니다. 김준태 본부장님이나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공권유술 1 세대들이 고호같은 삶을 사는 게 아니라 피카소 같은 삶을 살며 무술인으도 어느 사업가나 동경받는 예술가들처럼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것을 충분히 만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나를 위해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라는 위안을 보내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공권유술 1 세대들은 지금 공권유술이라는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그분들의 역할이 있고, 저는 저의 역할이 있습니다. 제가 첫 번째로 해야 할일은 그분들의 도장에 공권유술 수련생을 가득 체울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내가 그런 말을 듣고 싶었다는 것을 그가 알아서 일까?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우리는 동이 트는 새벽까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국은 미국에서, 유럽은 유럽에서 또 한국은 한국에서 각자의 사명감가지고 무술인으로써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목을 초월한 한국의 무술인들이 보람되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 언제나 간절하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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