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태권V 왜색 표절논쟁과 태권도 정체성

  

(1) 로보트 태권V, 왜색 표절 논란


2013 광복절 독도에 로보트 태권V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추진한 측이 만든 홍보물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1970년대 초등학교를 다녔던 기자의 마음속엔 ‘로보트 태권V'가 또렷이 기억난다. 김청기 감독이 1976년 극장판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영화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은 ‘로보트 태권 V’는 개봉 당시 관객수 18만 명(서울관객)을 동원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이러한 인기를 발판으로 1976년에 제2탄 <우주작전>, 1977년 제3탄 <수중특공대>, 1978년 <로보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 1982년 <수퍼 태권V>, 1984년 <84 태권브이>가 개봉한 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 창고에서 원본필름의 복사본이 발견되어 2006년 디지털로 복원됐다.

당시 ‘로보트 태권 V’는 실제 태권도인의 기본동작과 발차기를 바탕으로 작화를 하는 ‘로토스코핑’ 기법을 사용해 토종 로보트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표절(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로보트 태권 V’가 나오기 전인 1975년 MBC에서 방영한 일본산 ‘마징가 제트(Z)’의 영향을 받은 로봇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 시절 기자를 비롯한 또래들은 표절 논란이 뭔지도 몰랐다. 관심은 ‘로보트 태권 V'와 ’마징가 Z‘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인지에 쏠렸다. 공책에 수 없이 그렸던 두 로봇은 논쟁의 대상이 아닌 호기심과 동경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표절 논란. 즉, ‘마징가 Z'를 베껴 ’로보트 태권 V'를 만들었다는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13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야심이 노골화되자 김택기 조각가가 로봇 태권 V를 정의의 아이콘과 평화의 상징물로 만들어 독도에 세우자고 설파했다.

예술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로보트 태권V 철제 조형물을 광복절에 독도에 세워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알리는 메시지를 이미지화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상징으로 독도가 가지는 의미를 예술로 승화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무산됐다. 왜? 로보트 태권V가 일본의 마징가Z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일본의 ‘국민 로봇’인 마징가Z를 표절한 태권V를 독도에 세우면 일본의 상징물을 세워주고 독도를 넘겨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발했다. 하려면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전시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런 비난에 대해 추진단 측은 “단순히 평화를 수호하는 상징물이다. 어떠한 정치적 이념도 들어가 있지 않은 예술로 봐 달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의 반대 정서를 이겨낼 수 없었다.

(2) 가라테 영향받은 태권도, 이제는 우리 문화


로보트 태권V에 대한 왜색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태권도가 일본 가라테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신생무술이라고 주장(태권도의 가라테 유입설)하는 쪽에서는 ‘로보트 태권V’가 아니라 ‘가라테 V’라며 조롱할 수도 있다.

“지금의 태권도는 원래 가라데, 즉 공수도(空手道)로서 그 뿌리는 오키나와에서 온 호신용 권법이었다”라고 주장하는 신성대 무예평론가와 같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독도에 로봇 태권V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이 황당하게 느껴질 것이다. (기자도 태권V 조형물을 독도에 설치하는 것은 반대한다)

하지만, 일본 문화 콤플렉스에 너무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 필자는 민족우월을 앞세운 ‘자문화 중심주의(ethnocentrism)’를 배격한다. 민족주의와 국수주의 관점에서 자기 문화의 가치와 특질을 우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다. 전통주의 태권도사처럼 ‘자문화 중심주의’ 시각의 태권도사는 다른 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순혈주의에 묻혀 자문화를 우월하게 여기는 배타성과 고립성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태권도가 현대화 하는 과정에서 일본 가라테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태권도 역사가 수치스럽다며 ‘자학적 역사인식’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 또 태권도는 가라테와 무관하다는, 순도 100%의 우리 전통무술이라는 ‘자아도취적 역사인식’에 갇혀서도 안 된다.

태권도는 무술, 스포츠이기 전에 문화다. 문화는 생명체와 같다. 이동하고 움직이고 흘러가면서 공유하고 변용한다. 한·중·일 세 나라의 문화는 지리적인 위치로 인해 많은 것이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특질을 보여준다. 세 나라는 ‘한자’와 함께 ‘쌀’이라는 동일한 문화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한자’와 ‘쌀’은 그 나라의 토양과 환경에 맞게 변화했다.

그것이 문화의 특질이고 독자성이다. 유교와 불교, 가톨릭이 어느 나라를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든 우리 토양과 환경에 맞게 우리 식으로 변용하고 수정하고 창조했다면 그것은 한국불교, 한국유교, 한국가톨릭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태권도는 가라테의 영향을 받았지만 우리문화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의 무술이고 스포츠다. 태권도가 중국 권법의 영향을 받았든, 일본 가라테의 영향을 받았든 간에 한국인에 의해 한국의 토양과 환경에 맞게 창조적으로 변용되고 만들어졌다면 한국의 전통무술이다.

(3) 로보트 태권V,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길


로보트 태권V가 제작되던 1970년대 중반, 우리나라는 애니메이션이 불모지였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휩쓸고 있었다. 그런 시기에 '마징가Z'를 모방해서 로보트 태권V를 만들었다고 해서, 로보트 태권V를 가라테V하고 폄훼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

모방은 했으되 창조성을 가미하고 40년 넘게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로보트 태권V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자 우리 문화의 산물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아리랑·태권도 등 3대 브랜드를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할 복안을 세워놓았다.

태권V를 모티브로 한 작품과 문화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어 70년대 로보트 태권V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세대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어린 아이들에겐 재미와 호기심을, 외국에는 우리 문화콘텐트의 강점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사진. 2008년 9월 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태권도의 날 행사에 전시되어 있는 로보트 태권V 모형과 필자)




[글. 무카스미디어 객원 칼럼리스트 = 서성원 기자 | 태권저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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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브이 #시론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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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뭔소리야

    참 말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재창조 에서 한번 웃고 간다
    김청기 감독의 태권브이 말하기도 이제 귀찮다
    당신이 그 동안의 김청기 감독의 행보를 봐라
    아마 부끄러울거야

    2015-04-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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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절

    태권도는 재창조가 맞지만 태권V는 그냥 표절이다. 너나 기사의 본질을 읽어라.

    2015-01-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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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기사의 본질을 읽어요
    이 기사는 표절을 옹호한게 아니라
    마징가제트의 영향을 받았어도
    우리 식으로 변용하고 재창조한 의미를
    받아들이자는 거에요.
    가라테 영향받은 태권도는 가라테 아류에 머물러 있어야 합이까

    2015-01-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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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절브이

    http://rigvedawiki.net/r1/wiki.php/%EB%A1%9C%EB%B3%B4%ED%8A%B8%20%ED%83%9C%EA%B6%8C%20V 이거나 보고 표절옹호를 하세요.

    2015-01-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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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

    김청기가 태권v만 표절했으면 아무말 안하겠는데, 그외에도 많은 표절 작품들이 있었기에, 그다지 와닿지 않내요.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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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흌

    태권도 // 그 가꾸어 나가는 걸 얼마나 기다려줘야 됩니까? 벌써 40년 됐습니다. 그런데도 전혀 나아진 게 없죠. 정말로 가꾸어 나갔다면 표절작에서 당당한 우리네의 문화가 되었겠지만, 수십년동안 변한 게 없는데다 뻔뻔하게 그 변화 없는 모습을 계속 고수하겠다는데 말이죠. 이딴 쓰레기는 빨리 폐기해야죠.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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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또봇, 로보카 폴리보고 부끄럽다는 생각안드나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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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이 기사에 공감합니다. 영광의 역사만 역삽이까. 굴욕의 역사도 역사됴
    마징가 제트 를 모방해ㅛ다고 해서 뭐가 큰 잘못입니까
    모방도 제2의 창조라고 태권브이 는 그 자체로 우리 문화고 자산입니다.
    가꾸어 나가면 됩니다.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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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기고 앉아있네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고인 물은 썩는다. 태권V는 깊게 고인 썩은 물이다. 그리고 그 썩은 물을 고아봤자 썩은 물밖에 안나온다.>는 겁니다. 태권V의 정체성이라니......웃음만 나오는군요.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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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기고 앉아있네

    태권V가 한국 애니메이션 부흥의 시작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태권V라는 콘텐츠 자체는 그 시작점에서 멈춰버렸고 발전도 없고 다시 만들려는 의지도 없는, 지금 와서는 그냥 표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작품이요. 태권V가 한국 애니메이션의 시작이라는 것과 별개로 조롱당해도 할말 없지. 발전도 없고 변화도 없고 추억팔이로 자위질만 해대는 콘텐츠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대표합니까? 뽀로로같이 해외에서도 널리 사랑받으면 또 모르지.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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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기고 앉아있네

    1999년에 만들어진 레스톨 특수구조대, 한일 합작으로 만들었던 가이스터즈, 바스토프 레몬, 탱구와 울라숑, 라젠카, 런딤, 녹색전차 해모수, 두치와 뿌꾸, 머털도사, 둘리, 마법사의 아들 코리 등등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태권V 이후에 몇몇 작품들은 표절 논란이 있었어도 꾸준히 자기색깔을 찾아가고 있었고.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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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씨

    이런 쓰레기같은 글에 실수로 추천하기 눌러버렸다 ㅠ 페북에 공유해서 욕할려고 했는데.. 여러분 죄송합니다 ㅠㅠ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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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기고 앉아있네


    태권V는 70년대에서 멈췄어요. 다시 부활할 기회가 있었지만 놓쳐버렸지.
    태권V가 70년대를 거쳐 계속 이어져 내려왔소?
    20세기가 지나 21세기가 될 때까지 계속 변신을 거듭하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바로잡았소?
    아니죠. 태권V는 변화가 없었어요. 그냥 자기복제만 계속했을 뿐.
    끝까지 표절로 점철된 작품일 뿐. 새로운 시리즈를 내지도 못하고
    영화도 엎어지고 부활프로젝트도 엎어졌는데 무슨 정체성이 있다는거요?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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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기고 앉아있네

    이봐요 기자양반, 확실히 70년대 중반 일본 애니메이션에 휩쓸리던 시기에
    태권브이는 모방작일지언정 유일무이한 작품이었을진 모르지.
    그런데 지금이 70년대요? 일본을 모방하지 않으면 애니메이션도 못만드는 그런 시대요?
    애니메이션 판이 규모도 작고 정부지원도 없지만
    또봇, 라바, 바이클론즈 처럼 꾸준히 나오고 인기도 있는 작품들이 나오고 있단 말이요.
    또봇이나 바이클론즈가 트랜스포머 표절작이라고 까이는거 봤습니까?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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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절V

    정신 승리를 통해 표절V 가 마징가Z의 디자인 등을 보고 따라 했어도 우리 문화니까 우리꺼 란 식의 결말 잘 봤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표절은 표절일 뿐, 아이폰을 배낀 샤오미 폰이 결국 복제폰이란 욕을 먹는 것도 매한가지 아니겠습니까? 우리 기업의 상품을 중국이 배끼면 배낀다고 까는 상황에서 우린 과연 이렇게 우리의 복제품을 정당화 한다면 과연 우리가 정당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중국 쪽이 이런 식으로 자기 정당화를 통해 한국 제품을 계속해서 배낀다면 기자 분은 그때 뭐라고 답하실렵니까?

    처음 시작은 복제일 뿐이었지만 지금은 그들의 문화가 담긴 하나의 컨텐츠라 하실 예정인가요?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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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ㅋ

    긴세월이 지났는데도 자기들 마음속 추억이라는 이유로 저 구닥다리 표절캐릭터를
    그것도 일본에 대항한다고 공익포스터에 집어넣는 윗세대 마인드를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당신들에겐 추억이지만 우리에겐 태귄브이에 대한 추억따윈 없어
    단지 저건 창피한 치부같은 거야....
    표절을 했지만 추억에 있으니 표절이라도 우리의 자랑거리라니

    아.... 보이네 당신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산업 어느 수준으로

    볼지가 훤하다고.... 윗세대의 이기심으로 우리세대까지 저런 창피한 물건으로 인해
    평가 저하받지 않게해줘
    제발... 부탁이니깐 창피하니깐....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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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나무


    태권도가 가라테, 태권브이가 마징가제트 영향을 받았다고 필자도 인정하네요.
    이 글의 핵심은 문화주의 관점인데
    모방은 했으되 우리 토양과 환경에 맞게 변용하고 창조했다면 너무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고
    우리의 자산으로 가꾸워나가자는 의미네요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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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www

    뭐지..... 표절하고 인기끌면 우리꺼?

    2015-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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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

    논란은 얼어죽을. 태권브이의 원제가 마징가태권에, 그레이트마징가의 악역인 암흑대장군으 버젓이 등장한 초기 인쇄물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올까.. 빼도박도 못할 표절작

    2015-01-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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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게아니고

    태권도가 가라테의 짝퉁이네 뭐네가 아니라.
    태권브이 자체가 마징가Z의 표절이라는 겁니다.
    태권브이 로봇 디자인부터 그렇기도 하지만, 적들이 건담에 나오는 기체 그대로 나오고,
    태권브이 외 다른 작품들도 죄다 표절 투성이란 겁니다.
    http://nineenter.com/110013877985
    여기 들어가서 자세히 보시죠.

    2015-01-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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