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한국男 역대 최악 성적… 여자는 ‘반전 우승’

  

기대 모았던 이대훈, 숙적 곤잘레스에 패해 노메달, 김태훈 2연패 달성


신동윤(좌)이 타제굴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준결승에서 아쉽게 패했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태권도가 모든 경기를 마쳤다. 결과는 남자는 금메달 1개, 동1개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던 여자는 금메달 3개를 획득해 반전의 성적을 거뒀다.

남자는 대회 엿새째인 17일 간판스타 이대훈(한국가스공사, 23)이 16강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조엘 곤잘레스(스페인, 런던올림픽 금메달)에게 패하면서 불안감이 고조됐다. 그 이전까지 김태훈(동아대)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하고, 신동윤(한국체대)의 동메달로 금1, 동1개가 전부였다.

대회 마지막 날 아론 쿡(몰도바)과 스티븐 로페즈(미국)가 출전하는 남자 -80kg급에 실낱같은 기대감을 가졌던 김봉수(한국가스공사, 23)는 32강전에서 세르비아의 이반 카라일로비치에게 8대10으로 패해 경기를 마쳤다.

또 2011 경주 세계선수권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87㎏ 조철호(삼성에스원)와 2013 멕시코 푸에블라 세계선수권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쳐 이번 대회 금메달에 도전했던 김훈(삼성에스원)은 모두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로써 남자는 이란이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로 종합점수 6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개최국 러시아(은2, 동3 | 50점)와 중량급에 활약을 펼친 우즈베키스탄(금1, 은2 | 43점)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종합 4위로 시상대에는 올라가지만, 체면은 심하게 구겼다.

한국 남자 태권도는 지난 2011년 안방인 경주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금2(이대훈, 조철호), 은2를 획득해 금3, 은1, 동2개를 획득한 이란에 우승을 처음으로 내줬다. 그러나 지난 2013 푸에블라에서 김태훈, 차태문, 이대훈의 금메달 3개와 은1, 동2개로 종합우승을 탈환했다. 결국에 한 회 만에 다시 우승을 빼앗겼다.

샛별 하민아-임금별의 기대 이상의 선전, 2인자 오혜리의 뒷심으로 금3


샛별로 급부상한 하민아가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여자는 ‘독기’를 품고 예상을 뛰어 넘는 성적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8체급에 출전해 결선에 오른 세 선수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이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집중’이었다. 이전과 다르게 2분 3회전 경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여자 -49kg급 하민아(경희대)는 올림픽 2연패, 세계선수권 2회 우승자 중국의 우징위를 결승에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직전 마음속으로 “금메달~ 금메달! 챔피언~ 챔피언!”을 주문하며 우승을 간절히 바랬다. 이로써 단숨에 10위권에 랭킹에 들어 앞으로 그랑프리에 출전해 리우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여자 -53kg급에서는 만16세 대표팀 막내 임금별(전남체고)이 금메달을 획득해 세계가 주목했다. 1996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로 분리된 이후 최연소 우승이다. 특유의 ‘헐랭이’ 전술로 상대들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다. 결승에서 임금별이 어렵게 생각하는 윤정연을 제압했다. 금메달의 기운은 함께 방을 쓰는 오혜리(춘천시청, 27)에게 전해졌다.

이튿날 결선에 오른 ‘만년 2위’ 오혜리가 사상 첫 메이저 세계대회에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경주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우세로 패한 후 통한의 눈물을 기쁨의 눈물로 덮었다.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3회전 종반까지 동점 상황에서 극적인 득점을 얻어 승리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와 4위 상위랭커를 모두 꺾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결과에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성적을 거둔 남자부의 실력에도 기대 만큼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리우 올림픽을 가는데 중요한 경험을 했다고 위안을 삼았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여자팀은 앞으로 열릴 그랑프리를 통해 리우 올림픽에 가는 길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얻었다.

한편, 여자 -57kg급 결승에서 일본의 하마다 마유가 세계랭킹 2위 칼보 고메즈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이 세계선수권대회에 금메달은 1회 대회부터 42년 사상 처음 있는 일. 2020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 그리고 가라테의 나라에서 태권도가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여러모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WTF 소속으로 출전한 아찹이 넘어지는 순간까지 발끝에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남자 -63kg급 시상식에는 금메달기가 국기가 아닌 WTF기가 최초로 올라갔다. 협회 내분으로 세계태권도연맹(WTF) 소속으로 출전한 이 체급 세계랭킹 1위 벨기에의 자우드 아찹이 스페인의 호엘 곤잘레스 보닐랴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남자부 MVP는 돌아온 괴물 터키의 세르벳 타제굴이 여자부 몰도바로 국적을 바꾼 아론 쿡의 연인으로 더 큰 화제를 모은 영국의 비앙카 왁던이 각각 선정됐다. 남녀 최우수 지도자는 이란의 비잔 모간로우와 한국의 강남원 코치가 수상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서 막을 올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18일 폐회식과 함께 2017년 세계선수권 개최지인 전라북도 무주 조직위원회 유형환 집행위원장에게 대회 깃발 전달을 끝으로 7일간의 열전을 마쳤다.



[무카스미디어 = 러시아 첼랴빈스크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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