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프로레슬러’ 이왕표… 정든 40년 격투링 떠나

  

25일 장충체육관서 스승 김일 선생 은퇴 장소에서 현역 은퇴해


40년간 프로레슬링 선수생활을 마감한 이왕표. (사진=2011 XTM 주먹이 운다)


“여러분 모두가 챔피언”

한 시대 대한민국 프로레슬링 열기를 주도했던 ‘무적’ 이왕표가 환갑의 나이에 은퇴를 하면서 팬들에게 한 말이다. 무려 40년의 인생을 격투무대에서 뛰었다. 오로지 한국 프로레슬링 중흥 위해 헌신을 다했다. 그래서 그를 열광했던 팬들의 아쉬움은 남다르다.

이왕표(61)는 25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이왕표 은퇴 기념 포에버 챔피언십(Forever Champion)-2015 WWA 국제프로레슬링대회’를 통해 지난 40년간의 화려했던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자신이 보유한 세계프로레슬링협회(WWA) 챔피언 벨트에 입맞춤을 하며 반납했다.

굴곡진 40년의 긴 현역생활을 마치는 현장에 선 이왕표는 “40년간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여러분의 사랑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여러분 모두가 챔피언이다”며 감격하면서 “여러분의 사랑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겠다. 저한테 보냈던 뜨거운 사랑을 후배들과 제자들에게 보내달라. 한국 프로 레슬링의 앞날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이날 은퇴식은 그에게 매우 감회가 새로웠다. 15년 전 3월, 은퇴식이 열린 곳에서 스승인 故 김일 선생의 은퇴식이 열렸던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왕표가 프로레슬링에 입문한 것은 70년대 당대 스타였던 ‘박치기왕’ 김일 선생의 활약상 때문이었다. 1975년 김일 체육관 1기 프로레슬링 데뷔를 한 수제자이다.

김일 선생이 은퇴 할 때 이왕표가 모든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그의 후배들이 자신의 빛나는 전성기를 여한 없이 마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은퇴식이 끝나자 이왕표의 프로레슬링 후배와 제자 20여 명이 동시에 링 위에 올라 큰 절을 올려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2009 WWA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밥샙도 참가해 그의 은퇴를 축하해 주었다.

아쉽게도 그의 은퇴무대에서 마지막 경기는 볼 수 없었다. 현재 투병 중인 관계로 경기를 뛰는 것은 무리였다. 아쉬운 사람은 팬보다 자기 자신이 더욱 컸다. 이왕표는 “오늘 이 자리에서 멋진 시합으로 보답했어야 하는데”라면서 “지금 투병 중인 관계로,,,(2013년 담도암에 걸려 세 차례 수술)”라고 말을 끝내 잇지 못하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예순 한 살. 환갑이다. 은퇴를 했어도 한참 전에 했어야 하는 나이. 예전 같으면 이 나이면 ‘노인(老人)’인다. 이왕표는 아직 마음은 청춘 이었다. 최근 몇 년 전까지 격투링에서 현역시절 만큼은 아니지만 혼신의 열정을 다해 경기를 뛰었다. 누구는 이 모습에 ‘노익장’이라 하였고, 누구는 ‘추한 욕심’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프로레슬링을 너무 사랑하고 살려야 하는 애타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번 은퇴를 끝으로 프로레슬링과 이별이 아닌 ‘후진양성’에 더욱 큰 힘을 쏟을 전망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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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범

    어려운 시절 레슬링 부흥의 책임을 맡아 땀흘린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노력에 비해 큰댓가가 없어 아쉬움도 많습니다만. 부디 건강을 회복하시고 후배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영원히 레슬링의 큰나무가 되어주십시요. 고맙습니다.

    2015-05-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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