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기술 퇴보시킨 꼴불견 ‘몽키킥’… 이제 굿바이?

  

WTF, 월드 그랑프리 1차전부터 붙잡고 몽키킥 하면 = 점수는 무효, 무조건 ‘경고’



전자호구에 이어 전자 헤드기어 도입으로 발뒤꿈치 센서가 생겨나면서 전에 찾아 볼 수 없었던 희한한 변칙 발차기가 늘고 있다.

일명 ‘몽키 킥’. 한국인은 ‘제기차기’고 한다. 근접 거리 또는 상대와 붙은 상황에서 전통적인 돌려차기가 아닌, 무릎을 몸 안쪽으로 구부려 발바닥으로 상대의 몸통을 차거나 무지르면서 득점을 끌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마치 원숭이 같다고 해서 외국인들이 ‘몽키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조롱이다. 이미 그 전에 발바닥 센서가 생기면서 앞발 커트와 견제의 공방이 늘어 태권도가 ‘발 펜싱’이 되어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이가 많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기술이 늘고 있으니 걱정이 아닐 수가.

몽키 킥의 절정은 지난 5월 열린 ‘2015 첼랴빈스크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그 전에는 소수의 선수들이 변칙적으로 사용했는데, 세계선수권에서는 다섯 코트에서 선수가 붙으면 여지없이 몽키 킥을 차느라 여념이 없다. 한국 선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지켜본 태권도 중진들은 태권도가 판정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하는 것은 좋지만, 기존의 기술력을 퇴보시켜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경기력 개선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제안하는데 이르렀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14일(현지시각)부터 사흘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하는 ‘2015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1’에 상대를 붙잡고 차는 ‘몽키 킥(제기차기)’과 ‘피쉬 킥(제기 바깥차기)’, ‘스콜피온 킥(뒤집어차기)’ 등 모든 변칙발차기의 유효득점은 무효처리하고, 경고 처리하기로 했다. 득점이 나지 않더라도 잡고 차는 행위는 모두 ‘경고’다.

그동안 경기규칙에 잡고 차는 행위는 ‘경고’ 사항 이었으나 대체적으로 유연했다. 그 때문에 변칙발차기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이번 대회부터는 어떤 형태건 잡고 차는 행위는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12일 모스크바 코르스톤호텔에서 열린 대표자회의에서 WTF 기술위원회(위원장 정국현)는 이번 대회부터 적용되는 몽키 킥 금지사항에 대해 공지했다. 나아가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몽키 킥 자체를 시도하지 않도록 지도해 줄 것도 요청했다.

기술위원회의 의지가 통했을까. 14일 대회 첫 날 여자 67kg 이하․이상, 남자 80kg 이상급 등 남녀 중량급 경기가 치러진 경기장에서 최근 국제대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몽키킥’이 찾아 볼 수 없었다.

간간히 몽키 킥이 습관이 된 선수는 자기도 모르게 붙은 상황에서 변칙발차기를 시도했지만, 곧 주심에게 경고를 받은 후로는 추가 시도를 하지 않았다. 경기는 확연히 이전보다 깔끔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심판부도 몽키 킥 퇴치를 위해 강한 의지로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대회에 위촉된 50명의 심판을 대상으로 몽키 킥 등 붙은 상황에서 차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경고 처리할 것을 주문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대회 첫날 예선전까지는 상당부분 개선되었지만, 경량급에서도 계속 없어질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볼썽사나운 변칙발차기의 완전 퇴출은 현재로써는 기대하기 어렵다. 붙지 않은 상황에서 몽키 킥 또는 피쉬 킥에 대해 경고를 주거나 유효득점을 빼는 경기규칙이 없기 때문이다. 잡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변칙 발차기는 당분간 유지된다.

이와 관련, 한 태권도 지도자는 “몽키킥을 없애려면 아예 몸통은 돌려차기, 밀어차기, 뒤차기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경고를 주면 시도조차 안 할 것이다. 선수에게 지시를 하지 말라고 했지만, 상대가 하는데 우리 선수에게만 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지도자는 없을 것이다. 없애려면 일괄적으로 더욱 강한 규칙을 적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한 경고로 태권도 경기를 볼썽사납게 만든 몽키킥과 같은 변칙발차기를 일단 없앴지만, 앞발로 툭툭 밀어차는 ‘발 펜싱’ 경기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규칙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무카스미디어 = 모스크바 | 한혜진 기자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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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킥 #발센서 #경기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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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가막혀

    택견 발차기 아닌가? 일명 뒤꿈치돌려차기~~~

    2015-08-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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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구구

    진짜 차라리 옛날 일반호구로 하는 겨루기가 태권도의 본 멋을느낄수있으면서 박진감을 느낄수있던것 같다
    비리가 없다는 가정하에 이지만.
    그 비리와 정당성을 위해 전자 호구를 도입하면서 발전하고 있지만 태권도가 역변을하며 더이상 태권도의 멋을 느낄수가 없는것같고 갑작스런변화에 태권도 선수의길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것같아 안타깝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느끼는데 외국선수들이나 외국인들은 오죽하겟나 싶다
    이래서는 태권도의 발전이 절대 없을거라 생각한다

    2015-08-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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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발차기

    이 발차기가 무슨발차기인지 정확하게 써야죠 저렇게 쓰면 누가 압니까 무슨 발차기인지

    2015-08-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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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다가

    태권도가 재미없는 이유는 앞발을 들고 있다가 파워도 없이 앞발로 차 점수를 따는 행동 때문이다. 앞발을 들고 있다가 차 얻는 점수를 무효화시키지 않으면 태권도는 정말 영원히 비인기종목으로 남게 될 것이다.

    2015-08-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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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KD Man

    사실 양진방 씨는 무능하죠. 경기에 대해 뭘 알아야죠. 그 바람에 태권도가 아닌 몽키 경기가 되 버렸어요.정국현 씨에게 기대를 걸어 봅니다.

    2015-08-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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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현성

    정국현 WTF기술위원장 한 껀 하셨군. 조총재, 양진방 썼다가 시간만 낭비하고 기술적진보 한 게 없음. 선수는 지도자가 까라면 까는거야. 대훈이도 몽키킥하는 세상에. 총재가 겨루기 모르면 유능한 기술위원장을 훨씬 이전부터 썼어야지요. 몽키킥이든 뭐든 발펜싱 못잡으면 정국현도 얼마 못간다는 건 알아야 함. 지금의 올림픽겨루기는 동네 초딩들도 안보는 발펜싱대회일 뿐.운 좋게 부영 잡아 걸렸는데 경기자체 경쟁력 위해서 아직 한 참 멀었음.

    2015-08-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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