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모스크바 2015, 이변의 주인공은 누구?

  

터키 나피아 쿠스, 코트 디 부아르 ‘매의 눈’ 세이크 살라흐 시쎄 등 주목
이란, 남자에 이어 여자부서도 강호 등장 시동 걸어


지난 2013년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야심차게 창설한 월드태권도그랑프리시리즈, 모스크바 2015 대회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디나모 경기장서 남녀 8명의 챔피언을 배출하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첫 대회인 2013 맨체스터 그랑프리파이널을 비롯해 총 6번의 경기가 열리면서 매 대회 남녀 8체급 올림픽 상위 랭커들의 최고 수준의 경기가 펼쳐졌고, 각 체급별로 최강그룹의 형성과 함께 이변을 일으키며 반짝 스타로 떠오른 선수들도 적지 않다.

특히 이번 모스크바 대회의 경우 러시아태권도협회서 100만 루블의 상금을 걸고 8체급 우승자를 맞추는 이벤트를 열었지만, 결국 4명의 우승자를 맞춘 6명이 위로금 10만 루블을 나누어 가졌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선수들이 이변을 일으키며 우승을 움켜쥐었다.

터키의 20살 나피아 쿠스, 여자 헤비급을 정복하다


여자 +67kg급 우승을 차지한 나피아 쿠스(왼쪽)의 결승전 경기 장면.


대회 첫날인 13일(현지시각), 여자 +67kg급서 터키의 20살 신예 나피아 쿠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신장 180cm를 훌쩍 뛰어넘는 나피아는 16강 경기서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올림픽랭킹 1위 세르비아의 밀리카 만디치를 7대 4로 꺾으며 반란을 예고했다.

8강전서는 미국의 잭키 갤러웨이를 2대 1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고, 급기야 준결승서는 2015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3kg급 금메달리스트 영국의 비앙카 웍던마저 제압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왼 앞발 일변도의 나피아가 반란을 일으키며 결승에 오른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이날 컨디션 호조가 유독 눈에 띄었던 랭킹 11위 중국의 리 동후아가 랭킹 6위 러시아의 올가 이바노바, 랭킹 2위 프랑스의 글래디스 에팡을 격파해내며 결승에 진출했다.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경기 운영을 하는 나피아의 반란은 27살 노장 리 동후아의 노련미 앞에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1회전 리 동후아에게 왼발 내려차기에 머리 공격을 내주고도 얼굴에 미소를 놓지 않았던 나피아는 결국 짧은 스텝에 이은 왼발 몸통 공격으로 리 동후아를 끈질기게 괴롭히며 역전에 성공, 3회전 종료 직전에는 왼발 머리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12대 5로 우승을 차지했다.

터키는 화려한 테크니션으로 유명한 남자 -68kg급 샤르벳 타제굴 외에도 여자부 각 체급 선수들이 고른 경기력으로 올림픽랭킹 중상위권에 상당수 포진되어 있다.

-49kg급의 루키예 일디림, -57kg급 하티세 얀인, -67kg급의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누르 타타르, 미녀 선수로 유명한 -67kg급 이렘 야만, 그리고 여기에 지난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대회서 3위에 오른 나피아까지 그랑프리시리즈서 우승을 차지해 본격적으로 랭킹전에 뛰어들면서 여자부 전체급 중상위권 진영을 구축했다.

아론 쿡 넘은 코트디부아르 ‘매의 눈’ 세이크 살라흐 시쎄


매서운 커트 타이밍으로 무관의 제왕 아론 쿡을 무너뜨린 세이크 살라흐 시쎄(오른쪽)의 결승


대회 둘째 날, 남자 -80kg급 결승전서는 무관의 제왕, 올림픽랭킹 2위 몰도바의 아론 쿡과 미국의 스티븐 로페즈 간의 빅게임이 전망되었다.

그러나 스티븐 로페즈가 준결승 직전 기권을 선언, 랭킹 16위(7월 랭킹 23위) 코트 디 부아르의 세이크 살라흐 시쎄가 결승에 진출해 아론과 격돌했다.

코트 디 부아르의 경우 남자 +80kg급의 퍼민 조코우와 여자 -67kg급 루쓰 그바그비가 최근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더군다나 아프리카 서부의 이 선수들은 특유의 순발력과 탄력으로 최근 주요 국제대회서 강호들에게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떠올랐다.

정통파 테크니션으로 10대 이후 이미 충분한 관록을 갖춘 아론은 8강전서 우즈베키스탄의 막심 라팔로비치를 빠른 발 머리 공격으로 코트에 쓰러뜨리며 RSC로 승승장구해 좋은 컨디션이 예상되었다.

반면 스티븐 로페즈가 비록 준결승서 기권해 수월하게 결승에 진출한 세이크의 경우 아론을 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아론은 세이크를 상대로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승부의 관건은 정확한 커트 타이밍을 잡아내는 세이크의 매의 눈과 여기에 반응하는 빠른 오른발.

아론의 회전 공격은 매번 한 박자 빠른 세이크의 오른발 커트에 옆구리가 무너지며 무위로 돌아갔고, 세이크의 긴 다리가 아론의 다리 위 포지션을 점령하며 코트를 점령했다.

결국 승부는 아프리카 코트 디 부아르의 ‘검은 진주’ 세이크의 11대 4 승리로 돌아갔다.

강호 이란의 여자부 본격 도전 점화


제이드 존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이란의 알리자데 제누린 키미아(오른쪽)의 결승 경기 장


여자 -57kg급서는 한국의 임금별을 8강서 물리친 올림픽랭킹 40위 이란의 알리자데 제누린 키미아가 영국의 제이드 존스를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지난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대회 8강전서 영국의 제이드를 10대 9로 잡아내며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는 알리자데와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올림픽랭킹 2위 제이드의 결승전 경기는 3회전 종료 직전까지 제이드의 일방적 공략으로 진행되었다.

제이드는 1회전 초반부터 옆차기 수준의 앞발로 알리자데의 옆구리를 철저하게 공략했다. 3대 0으로 제이드가 앞서고 알리자데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져 승부가 결정났다고 생각한 3회전, 그러나 종료 3초를 남기고 알리자데의 마지막 왼발 머리 공격이 실패했다고 생각한 순간 접혔던 발이 다시 한 번 튕겨져 나갔고 3대 3으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골든포인트서 알리자데가 먼저 웃으며 제이드의 다 잡은 금메달을 앗아갔다.

최근 이란의 여자부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미 지난 카뎃대회서 증명된 바처럼 유소년 시절부터 여자 선수들에 대한 집중 육성과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고, 시니어 대회서도 몇몇 선수들이 눈에 띄고 있어 조만간 남자부에 이어 여자부 최강 전력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이밖에도 그랑프리 첫 메달을 금으로 일군 한국 팀 남자 -68kg급 김훈과 중국의 여자 -49kg급 리 자오이의 상승세, 그리고 남자 -58kg급서 날카로운 회전 공격으로 한국의 김태훈을 잡고 결승에 진출한 멕시코의 19살 까를로스 나바르로 역시 이번 그랑프리 모스크바 2015의 관전 포인트.

벌써부터 내달 터키 삼순서 열리는 2015 그랑프리시리즈Ⅱ서는 어떤 선수들이 복병으로 등장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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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식

    모스크바 그랑프리는 그저 WTF의 형식적인 수 많은 대회의 하나일뿐이었다.
    아무런 감동도 목표도 없는 대회였다. 경기규칙의 발전도 선수들의 새로움도 기술적인
    감동도 찾자 볼 수 없는, 그저 WTF입장에서는 그랑프리를 왜 하는지 명분도 실리도 없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났다. 텅빈 경기장을 보라 여긴 아제르바이잔 같은 후진국 관중동원
    국가가 아니라 재미가 없으면 찾지 않는 그저 일상적인 국가 러시아다.

    2015-08-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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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식

    유감스러운 경기였다. 씨세가 한 것이라고는 오른발 앞 발 들고 옆구리 가격한 것 밖에는 없는 아주 더티한 경기였다. 차등점수제 왜 만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구역질나는 경기였다.
    이런 경기에 대해 더 이상 칭찬하는 글은 보고 싶지 않다. 씨세에게는 스텝이라고는 없었다.
    이건 태권도겨루기를 퇴보시키는 단적인, 아주 상징적인 범죄행위다. 아론의 환상적인
    테크닉도 저처럼 발 들어 커트하면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패자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다.

    2015-08-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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