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대행 선출 거부… KTA 새 회장 선출 요이땅

  

30일 이내 새 회장 선출...회장 결재 권한 동결


2016년도 대한태권도협회 정기대의원총회 장면. [@태권도신문]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빈자리에 잠시 머무를 주인공은 이주호도 김우규도 아니었다.

대의원들은 이사들을 포함한 집행부의 무능과 행정부재를 비판하며 김태환 회장 사임 후 직무대행 체제를 거부, 새 회장 선출을 선택했다.

김태환 회장의 잔여임기, 전국생활체육태권도연합회(이하 연합회)와의 통합 과정 중 임시 통합협회장, 궁극적으로 통합태권도협회장까지 영향을 미칠 새 회장 선출 기한은 앞으로 30일.

국내 태권도계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블랙홀과 같은 선거판의 뚜껑이 열렸다.

지난 29일 오전 11시, 여의도 켄싱턴 호텔 15층 그랜드 스테이션에서 KTA 2016년도 정기대의원총회(재적 22명 중 21명 참석)가 열렸다.

김태환 회장이 이번 대의원총회를 마지막으로 사임할 것을 밝히면서 초미의 관심사는 후임 직무대행 선출의 향방이었다.

닭 쫒다 지붕 바라본 김우규, 이주호 부회장


직무대행 물망에 올랐으나 결국 먼 산을 바라보게 된 김우규(좌), 이주호 부회장(우).


직무대행은 5명의 부회장 중 김우규, 이주호 부회장 중 한 명으로 압축되었으며, 대의원총회가 다가오면서 김우규 부회장으로 판세가 기우는 분위기였다.

권성동 부회장은 국회의원 겸직금지 문제로 논의 대상에서 제외, 윤웅석 부의장과 김철오 부회장은 직무대행과 관련해 간접적으로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태환 회장은 지난 18일 결산이사회서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 그리고 정관상 부회장 순서로 해야 하겠지만 집행부 출범 시 이에 대한 사전 고려가 없이 가나다 순서로 되어 있어 다소 혼란이 있다. 그래서 대의원총회로 직무대행 선출 권한을 넘기려고 한다. 올해 체육회 통합, 리우올림픽 등 중요 사안이 있으므로 대의원총회서 잘 선출하길 바란다”며 공을 넘긴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심의사항 마지막 안건으로 올라온 ‘회장 직무대행 선임의 건’에서 대의원들은 집행부의 조정능력 실패를 질타하며 새 회장을 선출할 것을 전격적으로 통과시켰다.

물론, 애초에 새 회장 선출의 가능성이 없지 않았지만 과정은 극적이었다.

김태환 회장이 눈물을 흘리며 사퇴의 변을 마치고 대의원 중 연장자인 서울시협회 강영복 대의원이 임시 의장으로 의사봉을 잡았다.


김태환 회장이 마지막 사퇴의 변을 밝히던 중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손수건을 꺼내는 장면.


그리고 안건 논의가 시작하자마자 대구시협회 한국선 대의원과 충남협회 나동식 대의원이 집행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한국선 대의원은 “이사회에서 해결했어야 할 일을 왜 대의원총회로 넘기느냐, 이사회 책임있는 자가 나와서 설명해라. 사무국과 집행부의 잘못이다. 직무대행조차 합의를 못하고 대의원 총회로 넘기나”라며 포문을 열었고, 나동식 대의원은 “당시 부회장 순위는 서열이다. 그러니 다시 하고 싶다면 집행부와 사무국서 다시 서열을 짜서 대의원총회 승인을 받아야한다”며 바톤을 이어받았다.

이어 한국선 대의원이 다시 “그냥 가나다순으로 하면 되는데 이렇게 한 건 결국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이러는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성재준 전무이사는 지난 결산이사회서 김태환 회장의 발언과는 상반된 주장을 해 진실논란도 불을 붙였다.

성재준 전무이사는 “나는 가나다순으로 건의했는데 김 회장님이 그렇게 한 거다”라고 밝혔지만 김태환 회장은 지난 결산이사회서 “직무대행 규정과 관련해 겨우 3-4일 전에 알았다. 내가 무슨 시나리오를 갖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사무국서 내가 지시도 안했는데 체육회에 질의해 유권해석을 받아 놓았다. 대의원총회서 하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밝힌 바 있다.

이사들을 탓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승완 이사가 발언권을 얻어 “그래서 이사회에서 정해야 한다고 다 얘기했다. 그런데 회장 마인드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이유도 있었다. 이사회에서 하려 했지만 사무국과 집행부가 이렇게 했다. 이사회는 잘못이 없다”고 나섰다.

결국 한국선 대의원이 “오늘 이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도 대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대의원총회를 한 번 더 열어서 회장을 뽑자”고 밝혔고, 여기에 나동식 대의원이 “회장 선임을 하자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산회하자”고 재청하자 대학연맹 최재춘 대의원이 삼청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김무천 사무국장이 “선거관리 규정이라는 것이 있다. 공고도 해야 한다”고 밝히자, 광주협회 윤판석 대의원이 “부회장(김우규, 이주호) 두 분 중에서 한 분이 양보해서 그냥 직무대행 했으면 좋겠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 과정서 강영복 임시의장이 개의안 여부를 확실히 확인하지 않고 ‘회장 선임의 건’을 전격적으로 통과시키고 산회를 선언, 회의장 밖으로 나가버렸다.

일부에서는 강영복 임시의장의 행동에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냈지만 곧이어 대의원들, 성재준 전무이사, 사무국 간부급 직원들은 갑작스런 안건 통과와 산회 선언에 삼삼오오 모여 의결의 효력의 여부를 두고 설전을 했다.


회장 선임의건이 통과되자 성재준 전무이사(중앙)가 대의원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


한참이 지나 강영복 임시의장이 회의장으로 복귀해 속회를 선언하자 한국선 대의원이 “내가 동의하고 삼청 나왔지만 의결로 보면 안되고, 개의안 여부 물어봐야 한다”고 밝히자, 최재춘 대의원이 “삼청이 나왔으면 끝난 것이다”라고 맞받아쳤다.

사무국서는 “개의안 성립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강영복 임시의장은 “개의안 없다. 내가 다 확인했다”며 일축했다.

이어 대전시협회 윤여경 대의원이 “30일 이내에 총회를 소집해 새 회장을 뽑자”고 밝혔고, 울산시협회 김종관 대의원이 “선거와 관련해 상근이사에게 책임을 주어 진행하게 하자”고 밝히며 안건이 통과되었다.

KTA가 선거판이라는 새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이주호 부회장을 직무대행으로 해 기술전문위원회 심판부 위원장 교체, 경기력향상위원회 교체, 국가대표 팀 강화훈련단 코칭스태프 교체, 그리고 사무국 조직개편을 꾀하던 성재준 전무이사는 제동이 걸렸다.

이날 대의원총회서 성재준 전무는 대의원들로부터 선거 절차 및 진행에 대해서만 책임과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

회장이 공석이 된 상황에서 부회장만이 승계할 수 있는 직무대행 선출도 거부되면서 회장, 혹은 직무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결재권은 모두 새 회장 선출 때까지 동결되었다.

직무대행 건은 물 건너가고, KTA 새 회장 선출이라는 선거판의 뚜껑이 열렸다.

특히, 이번 선거는 3월 27일 이전 연합회와의 통합협회 구성 및 임시통합협회장 선출, 이어 9월 말까지 통합협회장 선출과 맞물려있다.

연합회 측에서 통합협회 회장 후보를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에 선출되는 KTA 새 회장은 통합추진위 과정에서 임시 회장, 그리고 양 단체 이사회 및 대의원총회 해산, 그리고 다시 연합회와 동수의 대의원들로 구성되는 대의원총회에서 통합협회 첫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태권도협회 #통합회장 #대의원총회 #김우규 #이주호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일본어보다는 우리말

    기자님, 일본어인 요이땅보다는 준비라는 말이 좋지 않을까요?(물론 준비도 한자어긴 합니다만...)

    2016-02-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