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비치 태권도’… 개최도시 사정으로 ‘무산’

세계태권도연맹, 제1회 비치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잠정 연기 발표

지난 4월 강릉의 한 해수욕장에서 비치태권도 리허설이 열렸다.

지난 상반기 태권도계를 뜨겁게 달궜던 ‘비치 태권도’가 개최 한달 여 앞두고 잠정 연기됐다. 개최 예정지인 인도네시아 내부의 경제적 사정이 이유이다. 대회를 지원하기로 한 스폰서가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오는 7월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에서 ‘제1회 비치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개최지 인도네시아태권도협회가 예기치 못한 경제사정으로 비치선수권대회 주최권을 반납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했다며 취소 입장을 발표했다.

갑작스런 취소로 WTF는 한국과 중국 등 대체 개최지를 물색했지만, 하반기 리우 올림픽을 비롯한 여러 이벤트가 열리는 관계로 대체 후보지 선정을 포기했다. 그래서 내년 상반기 다른 개최지를 선정해 개최키로 했다고 전했다.

애초 이번 비치선수권은 내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릴 ‘제1회 월드비치게임’에 태권도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한 일종의 프레대회의 성격이 강하다. 지난해 12월 멕시코시티 집행위원회에서 프레대회를 겸한 비치선수권대회 창설과 개최를 결정했다.

비치라는 특성상 도복이 아닌 노출 또는 수영복 등을 착용해 태권도 수련복의 본질적 가치 훼손과 여성선수의 성(性)적 상품화 당 다양한 논란에 휩싸여 국내외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WTF는 처음이기에 다양한 논란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태권도의 미래 발전적인 시도의 일환에 일부라고 미리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진방 사무국장은 “매우 안타깝다. 태권도 경기의 새로운 시도이자 패러다임을 기대했는데, 현지 사정이 안 좋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면서 “그래서 WTF는 내부적으로 다른 후보지를 검토했으나 하반기 가장 큰 이벤트인 올림픽뿐만 아니라 계속해 일정이 있고, 선수단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년으로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WTF는 이번 비치게임 연기와 관련하여 WTF의 각종 이벤트 유치에 참여하는 개최지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유치 당시에는 선수단의 다양한 편의제공 및 성공개최를 자신하지만, 막상 대회가 개최되면 유치 당시 의욕을 찾아 볼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대회를 개최하고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비치선수권처럼 개최를 포기하는 것. 지난해만 하더라도 ‘2015 세계품새선수권대회’를 애초 유치한 베트남이 협회 경제적인 이유로 개최를 포기했다. 결국 WTF는 지난해 품새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역시나 2015 세계청소년선수권도 멕시코에서 개최가 결정됐으나 지난해 포기해, 재모집해 캐나다로 결정됐다.

따라서 WTF는 다양한 이벤트 개최권 확정시 유치국가와 협회 등 사전 점검을 확실히 하는 검증 절차가 요구된다. 자꾸 대회 개최가 연기 또는 포기돼 개최국이 변경되거나 무산될 경우 그 피해는 선수단이 겪게 된다. 또 WTF의 대외 신뢰도에도 큰 흠결이 될 수 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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