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마지막까지 극적 발차기… 김소희 ‘럭키세븐, 金’

  

신장, 체격 열세 딛고 올림픽 출전해 ‘그랜드슬램’ 달성


김소희가 정광채 코치에게 안겨 금메달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산소탱크’ 김소희가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 정상에 올라섰다. 고전하는 한국 올림픽 대표선수단에 행운의 일곱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17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 바하 올림픽파크 까리오까 아레나Ⅲ에서 열리는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결승에서 김소희(한국가스공사, 22)가 이 체급 절대적인 우승후보였던 중국의 우징위를 꺾은 세르비아의 보그다노비치를 꺾고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회전부터 몸놀림은 가벼웠다. 왼발 앞발로 2연속 성공시키며 선취점을 올렸다. 뒤차기로 제대로 찼지만 유효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상대의 안면을 적중시키는 돌려차기도 느린 화면에는 잡혔지만, 비디오 리플레이를 신청하지 않아 점수를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경기를 매끄럽게 잘 이어갔다. 보그다노비치의 기습적인 오른발 돌려차기로 1점을 빼앗겨 2대1로 1회전을 마쳤다.

2회전은 더욱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긴 다리와 변칙적인 송곳 앞발이 강점인 보그다노비치를 대비해 시종 수비형 경기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호시탐탐 역습의 기회를 노렸다. 기회는 왔다. 근접거리에서 보그다노비치 중심을 피해 왼발 얼굴 돌려차기를 성공시켜 점수는 5대1로 앞서갔다. 이후 경고누적으로 실점했지만 5대2로 앞섰다.

3점 앞선 유리한 상황에서 마지막 금메달을 확정짓는 3회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예전 같으면 큰 점수 차이지만, 보그다노비치 처럼 얼굴기술이 강점인 선수에게는 한 방에 동점이 될 수 있는 근소한 점수차이다. 아니나 다를까 3회전 가장 고전했다.

자그노비치는 마지막까지 역전을 위해 쉴 틈 없이 김소희를 몰아부쳤다. 점수를 지키기 위해 김소희는 자연스레 뒤로 빠지며 수비형 경기운영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소극적인 행위로 자꾸 경고가 누적됐다.

급기야 종료 7초와 3초에 경고가 추가되어 4.5개가 돼 마지막 하나만 더하면 ‘감점패’ 위기에 처했다. 경기종료 직전 뒤로 빠지던 중 넘어져 경고를 받을 위기, 경고를 받으면 동점이 아닌, ‘감점패’가 된다. 그러나 주심은 경기종료 후 넘어진 것으로 간주하고 김소희의 승리를 선언했다. 자그노비치 측 세컨이 비디오리플레이를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7대6 한점차 승리. 금메달 확정.

한국 태권도 사상 첫 출전한 여자 -49kg급에 생애 첫 올림픽에 출전 기회를 잡은 김소희는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1 고교시절 첫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우승 후 여자 경량급 유망주로 2013 푸에블라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해 간판이 되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등으로 이번 올림픽 우승으로 멘토 황경선 선수에 이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키가 가장 작은 김소희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럭키 세븐 기도하며 잤다”

우승을 확정 지은 후 경기장을 빠져나온 김소희는 현지 한국특별취재단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한국이 처음으로 -49kg에 출전해 많이들 걱정했다.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어 좋다. 그동안 저를 걱정해주신 많은 지도자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부상과 긴장에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멘토 황경선 선수(MBC 해설위원, 고교-대학 선배)에게도 “이 경기장에 경선 언니가 함께해 그 기를 받아 금메달을 딴 것 같아 가장 먼저 기쁨을 전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언니가 긴장한 내게 올림픽 역시도 다른 대회와 같다고 여유를 갖고 해라고 조언해 주었다”고 덧붙였다.

김소희는 이날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6개를 획득한 이후 줄곧 부진한 가운데 천금같은 일곱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이에 대해서도 “인터넷을 보니 메달이 6개더라. 그래서 어젯밤 럭키 세븐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태권도 오남매가 올림픽을 위해 정말 많이 준비했다. 그런데 인터넷을 보면 태권도가 재미없다며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속상하다). 진짜 열심히 했다”며 함께 이역만리에서 함께 뛰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소희는 이날 기쁨을 경기장을 찾은 아버지 김병호 씨(52)와 어머니 박현숙 씨(52)에게 바쳤다. 그동안 주로 가진 공식적인 인터뷰에서는 주로 지도진과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지만, 실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꿀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 준 부모에게 빚처럼 가지고 있었다.

올림픽을 출전을 앞두고 <무카스>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엄마, 아빠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겠다. 고맙다”고 말했다. 그동안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홀로 했지만, 이번 올림픽에는 부모님이 동행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큰 기쁨을 가장 사랑하고 고마운 부모와 할 수 있게 됐다.

8강부터 지옥에서 천당으로, 손에 땀을 쥐는 승부


올림픽이 쉽지 않다지만 이렇게 어려울 수가. 김소희는 예선 첫 경기는 순탄하게 이겼지만, 8강에서는 난적 태국의 파니팩 웅파타나키트를 경기종료 4초를 남기고 역전승, 준결승 역시도 3회전 프랑스의 야스미나 아지에즈를 연장접전 끝에 이겼다.

준결승에서 숙적 프랑스의 야스미나 아지에즈를 연장 승부에서 주특기인 왼발 몸통 돌려차기로 제압해 은메달을 확보했다.

두 선수는 오랫동안 이 체급의 상위권을 지키는 라이벌. 그러나 시드로 갈려 전적이 많지는 않다. 지난 2013년 맨체스터에서 열린 첫 그랑프리 파이널 준결승에서 맞붙은 게 전부. 당시 김소희가 뒤후려차기로 역전해 이겼다.

이날 김소희의 승리는 침착하면서도 안정적인 경기운용 능력 때문. 상대의 페이스에 빠져들지 않고 자신이 준비한 경기로 운영했다. 골든포인트에서 그 진가가 나타났다. 조급함이 생겨 자칫 일격을 당할 수 있는 상황. ‘한 방’을 기다리듯 더욱 침착해졌다.

김소희(홍) 결승에서 뒤후려차기를 시도하고 있다.


마침내 야스미나 왼발 공격이 들어오자 가볍게 어깨로 흘리더니 왼발로 야스미나의 빈 옆구리 공간을 꽃아 넣었다. 퍼펙트 한 몸통 돌려차기로 유효득점을 얻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 도전에 성큼 다가섰다.

그 이전에 맞붙은 8강은 그야말로 지옥에서 천당을 오고간 승부였다. 3회전 경기종료 4초를 남기고 2대4로 뒤지는 상황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초라도 기회라고 집중한 결과 덕이다.

15초를 남기고 김소희는 경기를 뒤집기 위해 돌개차기를 시도하는 등 파니팩을 압박했다. 그러나 유효득점으로 연결이 안 됐다. 파니팩은 코너까지 밀리면서 오른발 앞발 커트로 경기를 마무리할 참 이었다. 이 중 발이 위로 올라간 것을 놓치지 않고 기습적으로 들어가 왼발 내려차기로 단숨에 3점을 얻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게다가 등을 돌리는 소극적인 경기를 한 파니팩에게 경고까지 주어져 6대4로 점수차를 벌려 승리했다.

올림픽 첫 출전에 금메달 도전에 나서는 김소희는 고등학교 신분으로 2011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2013 푸에블라 세계선수권까지 2연패를 달성한 우수한 선수다. 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원래 -46kg급 선수라 올림픽 도전에 상대 외국선수들에 비해 신장과 체격에 크게 밀리면서 올림픽 도전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었지만, 자신의 단점을 근력과 체력 강화로 보완하고, 기술로 단점을 보완했다.

한편, 16강에서 탈락한 남자 –58kg급 김태훈은 패자부활전에 진출해 호주의 사프완 칼릴과 멕시코의 카를로스 루벤 나바로 발데즈를 꺾고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예선에서 김태훈을 꺾은 태국의 타윈 안프라브는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중국의 자오슈아이에게 막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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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올림픽이라는 큰경기에서 금메달 따고도 악플로 도배되는 유일한 경기가 태권도일겁니다.
    선수나 지도자를 탓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하는 룰을 바꿔야지 이건 도대체
    컷트로 경기를 다하는 발펜싱이라는 소리를 듯지요... 하다못에 펜싱도 일반시청자들이 재미있다고 하는데 (특히...박상영선수)펜싱보다 훨씬넓은 저변인구 ,태권도 관련학과(특기생),이반체육관숫자...펜싱과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인프라를 가지고도 아직도 이런 비아냥만들어야하는지 원...

    2016-08-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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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

    도대체 뭘보안해서 연습을 하고 대비를 한건지 구체적으로 말해보지~~
    키작은선수니깐 당연히 키큰선수를 상대하는방법은 당연한소리 거기다 한체급 위에선수랑
    붙어야하니 당연히 근력에신경 근데 경기내용은 침대에 드러눕기 아님 잡고차지 그런거 가르치셨어요 나라밥 쳐드시면서

    2016-08-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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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덱

    커트발 아예 원천봉쇄 하고 넘어지는거 감점하면 안되지욪 회전공격 실종이 압다리 들고 있음 불가능 모르나ㅏ봅니다
    진짜 조정원총재는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 먹었음. 이제 경기인출신 총재의 시대 열고 다 뜾어 고쳐야함.
    진짜 4년 기다렸는데 안타캅네요

    2016-08-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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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현

    노잼, 노감동, 도대체 4년 동안 뭘 하심? 발펜싱 고대로 재현에 포탈사이트 불만으로 불남

    2016-08-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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