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탁구천재’ 유승민 스포츠외교관으로… IOC선수위원 당선

  

전체 23명 중 2위로 당선 "개인의 영광보다 선수들을 위해 힘쓸 것"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당선 소감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이 스포츠외교관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한국시간으로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선수촌 내 프레스룸에서 올림픽 금메달 이상 반가운 소식이 발표됐다. 바로 한국을 대표해 IOC선수위원에 출마한 ‘탁구천재’ 유승민(삼성생명, 34)이 IOC선수위원으로 선출된 것. 이로써 한국은 문대성에 이어 두 번째 선출직 선수위원을 배출하게 됐다.

세계 각국을 대표해 총 23명이 출전해 2위로 당선됐다. 대이변이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유승민이 당선될 것이라고는 한국에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이유는 상대 선수들이 비해 지명도가 낮고, 올림픽에 뛴 것도 12년이나 흘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승민은 리우에 도착한 이후 오전 7시부터 선수촌을 돌며 눈에 보이는 선수들마다 만나 ‘아이컨텍’을 하면서 자신을 뽑아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낮은 인지도를 금메달 도전만큼 악바리로 뛰어 표심을 움직였다.

선수들 자체가 선거에 큰 정보와 관심이 없다는 것을 간파,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발로 뛰는 전략을 택했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이들도 많았고, 벌에 쏘여 치료도 받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선수촌 안팎을 돌며 구슬땀을 흘렸다.

선수시절 외국 전지훈련과 외국팀 생활 덕에 쌓은 영어 회화실력 또한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만국 공통어인 영어로 외국인 선수들의 마음을 열었다. 다른 경쟁 선수들보다 더 뛰고, 더 만나 구애를 한 것도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프레스룸에서 “승민, 유”라고 호명하자 장내가 술렁였다고. 그만큼 기대감이 낮았던 것. 게다가 1천603표를 얻은 독일 브리타 하이데만(펜싱)에 이어 두 번째 호명됐다. 유승민은 1천544표를 얻어 1위와도 59표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이어 헝가리 다니엘 지우르타(1천469, 수영)와 러시아 장대높이뛰기 여신 옐레나 이신바예바(1천365표)가 뒤를 이어 함께 당선됐다. 이신바예바는 투표가 거의 막바지인 15일 현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유승민이 그랬다면 99.9% 탈락이 확실했을 것이다.


왼쪽부터 지우르타, 이신바예바, Angela Ruggiero 의장, 유승민, 하이데만.


당선 직후 유승민은 리우 현지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응원해준 모든 분들게 감사하다. 기쁘기도 하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며 “개인의 영광을 떠나서 선수들과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뛰겠다. 따뜻한 눈빛으로 선수들을 표용할 수 있는 위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선수위원 선거는 올림픽 선수촌 내에서 총 25일간 1만1천245명의 선수가 유권자가 되었다. 이 중 본 투표에 5천185명이 참여했다. 투표결과는 IOC위원이자 선거위원회 의장인 Nicole Hoevertsz와8월 1일부터 IOC 선수위원회 의장이자 당연직 IOC 집행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Angela Ruggiero가 함께 발표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16년 만의 88 서울올림픽 유남규에 이어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유승민은 이후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단체전 동메달과 은메달로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모두 가진 탁구선수 출신이다.

유승민의 임기는 오는 2024년까지 8년간이다. 신임위원 4명은 오는 8월 21일 IOC총회를 통해 승인될 예정이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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