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종가(宗家) 새 회장 선거… 비주류 ‘최창신’ 당선

  

제28대 대한민국태권도협회 회장 선거, 162명 선거인단 투표서 압도적 승리


제28대 대한민국태권도협회장 선거 최창신 당선자


엘리트와 생활체육 태권도를 통합해 치러진 첫 대한민국태권도협회장 선거에서 국내 태권도 제도권에서 '비주류'인 최창신 후보가 당선됐다.

28일 오후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제28대 대한민국태권도협회’ 회장 선거에서 최창신 후보(세계태권도연맹 상임고문)는 162표 유효득표 중 91표를 얻어 69표를 얻은 기호3번 이승완 후보와 2표에 그친 진중의 후보를 누르고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당선인 최창신 후보는 “대한민국 태권도의 대 개혁”을 진중의 후보는 “시대에 걸맞은 젊은 사람으로 세대교체”, 이승완 후보는 “분열된 태권도계의 대화합”을 강조했다.

선거 직전 출마 배경을 묻는 질문에 “젊었을 때 태권도 할 때는 잘 몰랐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태권도를 한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태권도는 적어도 사나이 삶 속에서 결정적일 때 도움이 된다. 난 그 빚을 갚기 위해 (출마)왔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는 그야말로 이변이다. 선거가 시작되면서 선거인단이 많은 시도협회가 최 당선인을 지지하면서 당선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전국적인 태권도계 정서를 교감하고 존재감을 알리는데 시작이 부족해 실제 당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이날 투표 직전 한 시간여 동안 선거장 입구에 최 당선이 장시간 선거인단과 마지막 인사를 할 시간이 있었다. 상대 후보와 달리 매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름 아닌, 인지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전국 시도협회 여러 임원을 잘 알지 못한 탓이었다. 위축된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사전 분위기와 전혀 다른 결과가 발표됐다. 과반수를 넘는 득표로 전임 회장을 역임한 이승완 후보를 제압한 것. 게다가 이승완 후보와는 중학교 시절부터 호형호제한 매우 각별한 관계였다. 이번 선거가 시작되면서 당락 여부를 떠나 매우 서먹한 사이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 최 당선인은 ‘개혁’을 강조했다. 오랫동안 병폐되고 관습화된 협회의 사무국행정체계를 비롯해 국가대표 선발시스템, 훈련방식 개선, 경기장 문화 탈바꿈, 심사제도 확립 등 변화의 의지를 밝혔다.

공약으로는 행정체계의 효율성과 공정성 제고, 각종 위원회의 정비 및 운영 합리화, 태권도 수련인구 다변화를 통한 도장 활성화, 일선 도장 지도자의 부담을 가중하는 동승보호자 탑승 의무 폐지 개정 추진을 내걸었다.

최창신 당선인은 “많은 태권도 인이 저를 지지해준 것은 태권도의 민권운동 승리라고 생각한다. 적수공권으로 뛰어 들어 홀로 전국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니 감동했다. 이 감동 잊지 않고 태권도에 반드시 돌려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임기 동안 한국 내 다른 경기단체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훌륭한 협회로 격상되고, 세계태권도연맹 내에서도 한국이 격상되도록 할 것”이라며 “86 아시안게임, 88 서울 올림픽 선수육성 책임자 경험을 살려 대표팀 훈련을 더욱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다. 경기장 문화 또한 고치겠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옮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역대 가장 많은 인원과 다양한 태권도인이 참여하는 선거가 열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통합 대한체육회 출범과 전 체육단체 선거방식 개편에 따라 KTA 사상 첫 대규모 선거인단 투표로 치러졌다. 그동안 전국 시도협회와 산하 연맹체 대의원 22명 내외가 투표한 것과 달리 기존 대의원을 포함해 시도협회 임원, 경기지도자, 심판, 선수, 도장 관장 등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총 165명이 이번 선거인단에 포함이 되었고, 당일 3명이 기권해 162명이 투표했다. 선거를 앞두고 사상 첫 대규모 투표에 선거인단은 모두 낯설어 했다. 이를 지켜본 대다수 태권도인은 시도협회도 앞으로 점차 선거인단을 확대해 민심이 반영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신임 최창신 회장은 전라북도 익산 출신으로 송무관에서 태권도를 수련해 한일 태권도 대항전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한 경기인 출신의 자부심이 크다. 경기고와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신문 기자로 했다.

체육부 대변인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에서 86 서울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 선수훈련 책임 등 체육과 교육 등 분야의 행정을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 한인 태권도 사범을 국내에 초청해 그 공을 알리기도 했다. 체육행정 분야에서 특히 능력을 인정받아 내부승진으로 차관보까지 역임했다.

퇴임 후에는 2002 한일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내고, 이후 스포츠토토 사장과 생활체육 축구리그 대표를 지냈다. 정부에서 쌓은 행정경험을 이후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등 태권도 단체에 이사와 고문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이후까지 4년 임기를 이끌 최창신 신임 회장의 새로운 행보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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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태권도협회 #최창신 #회장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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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새지도자

    당선을 축하드립니다~태권도는 겨루기 경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품새와 더불어 시범에도 많은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 알아주시고 힘 써 주시길 바랍니다

    2016-12-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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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더러운 물은 싹 퍼내시고 맑은 물을 담으셔서
    깨끗하고 투명한 협회를 만들어주세요.
    그 이상 바랄 것도 없습니다.

    2016-12-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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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최장신님의 협회장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태권도 협회도 국기원과 같이 태권도원으로 이전해서 대한민국 태권도를 세계화를 이루어 우리 태권도 학과 졸업생들이 전 세계적으로 진출할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2016-11-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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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사범

    지긋지긋한 패거리들 ! 신성한 태권도 이름팔아 조폭 짓거리나하던 자들이 없어 졌으니, 이제 좀 진정한 태권도가 제 자리로 찿기를 기대 해봅니다.

    2016-11-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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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관장

    일선관장들은 누가되든관심없다. 유상운송법에대해해결책제시바랍니다.

    2016-11-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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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시작

    이승완회장님은 사나이답게 패배를 인정하시고 이제 그만 물러나시길 바랍니다.수십년의 패권다툼을 이제는 끝내길 우리 국내 태권도인들은 바라고있습니다. 그리고 신임 회장님께서는 기존의 세력에 기대지 마시고 소신 것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것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민초사범이 회장님을 선택을한 마음임을 꼭 기억해주십시요

    2016-11-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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