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국기원 이사회, 그들만의 제국?

  

[무카스뉴스 제2창간 특집, 탐사기획시리즈 1 - 국기원]



태권도는 세계 182개국에서 7천만 인구가 수련하는 세계화된 무도 스포츠이다. 그 중심에는 세계 태권도 ‘본산’이라고 하는 국기원(원장 엄운규)이 있다. 국기원의 기능과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현재 승품단 심사 및 국내 외 지도자 교육, 일선도장 지원, 태권도 기술체계 및 역사 정립, 대외 태권도 홍보 및 국제 조직 정비 등 많은 업무들이 많이 쌓여있다. 국기원이 이러한 업무들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믿는 태권도 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최근에 국기원의 존립을 위협하는 여러 심각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국기원은 그에 대한 대책과 장기적인 발전 플랜은 고사하고 이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무사안일주의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무카스뉴스>는 이러한 현 국기원의 당면한 문제점과 바람직한 방향 등을 ‘탐사기획’ 시리즈로 연속 보도할 계획이다.

- 편집자주 -

34년 만에 커다란 도전에 직면한 국기원


국기원이 개원된 지 올해로 만 34년째. 일수로 따지면 1만2천일을 훌쩍 넘겼다. 그동안 국내외 승품단 심사를 비롯해 사범지도자, 생활체육지도자, 경기지도자 등 자격연수 등을 통해 많은 태권도 지도자들을 양성해 왔다. 국기원은 국내외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태권도 사범들 덕택에 지금까지는 어렵지 않게 양적으로는 성장 했으나, 내적으로는 아직도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관대한 단증 남발로 인해 태권도계 안팎으로 단증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져 있는 상황. 최근에는 오래전부터 암암리에 발급해오던 부정단증이 속속 발견되면서 주요 간부들이 잇따라 검찰에 소환돼 특별 수사를 받고 있다. 이래저래 단증의 권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있다. 설상가상 해외에서는 개인도장과 국가협회, 대륙연맹 등이 자체적으로 단증 발급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까지 발전했다.

단증의 권위가 떨어지고 국기원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최근 유사단체들이 난립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자체 단증발급은 물론 지도자 연수를 실시하면서 도장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국기원은 속수무책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기원 속사정을 살펴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한 심정마저 든다.

국기원의 무대책 권력, 이사회



국기원의 변화를 주도할 주체는 이사회다. 1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국기원의 집행부이자 최고 정책 의결기관 이다. 국기원의 예산과 결산, 정관 개정, 인사결정 등 중요 사안들이 이곳에서 결정된다. 현 이사회는 태권도계 12명, 대학 3명, 언론 2명, 원로 2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기원 이사회는 태권도와 국기원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태권도 인들을 위한 서비스 정책 수립 및 당면 위기를 극복하기위한 각종 대책들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그 결정들이 원활히 수행될 수 있도록 행정 사무국을 관리 감독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닥친 심각한 현안들이 국기원의 존립을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 지난 3월 열린 정기이사회는 시작한지 한 시간여 만에 끝이 났다. 중차하고 민감한 시기에 열린 회의 치고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회의 끝에 나온 결과도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 과연 이사회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하고 있다.

전 세계 태권도 인들의 대표자, 이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이처럼 국기원 이사회가 전 세계 태권도 인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발전적인 대안 심의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는 이사진들의 자질부족이다. 태권도는 알지만, 태권도의 미래의 비전과 발전방향을 설계할 능력과 열정을 갖춘 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국기원을 전 세계 태권도인들을 위한 선진 서비스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는 태권도의 기술 뿐 아니라, 기획, 홍보, 마케팅, 영업, 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돼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전문가 풀이 이사회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둘째는 이사진들의 고령화이다.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비판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현재 국기원 이사진의 평균 나이는 60세가 넘는다. 일반 사회로 치면, 모두 정년퇴직을 했어야 하는 나이. 한마디로 일을 벌이고 추진할 만한 역동적인 조직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경륜과 인덕을 갖춘 노장들과 일을 벌이고 추진할 젊은 장수들의 조합이 건강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조직구성의 상식이다. 현재 국기원은 이 상식을 뛰어넘은 조직체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도덕의 불감증이다. 현재 이사들 중 각종 태권도와 관련 비리혐의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가 7명 정도나 된다. 형사 처분을 받아도 국기원의 이사가 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세계태권도본부라고 자부하는 재단에서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도덕성마저 결여된 인물들을 이사로 대거 선임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태권도인들을 대변하고, 기원을 움직이는 이사회 멤버들이 그런 인사들이라고 하는 것은 전 세계 태권도인들에 대한 모욕이다.

네 번째는 이사진의 운용이다. 이점은 정말 해도 너무하다. 이미 정관에 따라 해임된 자가 이후 1년 만에 정관 개정을 통해 재선임이 되기도 하고, 태권도와 관련해 비리혐의로 구속 수감이 된 자도 선임이 되고, 국기원 직원 재임시절 공금횡령으로 퇴출된 자를 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현재 국기원의 이사 선임의 현 주소다.

이사 선임은 이사회에서 선출한다. 선출에 가장 큰 영향력은 이사장(엄운규 원장)이 갖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사장 핵심 측근들이 대거 위촉될 수밖에 구조. 간혹 이해관계에 얽혀 ‘압박’과 ‘안배’의 차원에서 선임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다섯 번째는 상근이사들의 능력에 비해 과도한 처우와 연봉. 국기원의 상근이사는 원장을 제외하고 부원장 2명과 교학처장 1명이다. 이들의 업무는 봉사직도 아니고 실질적인 국기원의 업무성과에도 거의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하다. 어찌 보면 직책상 봉사 직이 더 어울려 보인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최저 8천만, 최고 1억 원이 넘는 연봉이 지급된다. 게다가 활동비와 차량도 지급되고 있다. 상근이사 한명의 급여와 처우비용은 젊고 유능한 인재를 최소 3명에서 4명까지 채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젠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다.


국기원을 움직이는 이사회가 이러한데,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무슨 비전과 희망으로 태권도의 미래를 이야기하겠는가? 변해야 한다. 발전을 위한 변화가 아닌 생존을 위한 변화를 시작해야할 시기이다.

먼저 이사회에 젊고 일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이사로 대거 선임하여 신구의 조화를 이뤄내야 하다. 비 태권도 인들이 봐도 떳떳한 최소한의 도덕성을 갖춘 이사들을 선임. 자신의 ‘새끼’ 챙기기 보다는 태권도를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위주의 선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상근이사진들에게 지급되는 높은 고임금도 과감하게 봉사 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젊은 인재에 투자해야 한다. 이사진들의 임기도 최대 2회 연임으로 제한하여, 지속적으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공유될 수 있는 ‘순환시스템’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20년 전, 삼성 이건희 회장이 미국 내에 한 마트에서 팔리지 않는 먼지 쌓인 삼성 VTR 을 보고 글로벌 경쟁의 위기를 자각, 처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비장한 선언을 하고 숨 가쁘게 달려온 결과 삼성은 현재 세계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그와는 반대로 위기를 자각하지 못한 무수히 많은 거대 기업들이 사라져가기도 했다.

국기원은 전 세계를 맨주먹으로 뛰며 글로벌화를 이루어낸 훌륭한 사범들과 7,000만 명의 태권도 수련인구와 함께 하고 있다. 태권도계도 이건희 회장과 같은 위기와 변화를 자각하고 태권도의 초 일류화를 이뤄낼 지도자를 갈망하는 것은 욕심일까?

20년 후 국기원이 세계의 초일류 무도 중앙도장 및 행정 서비스 기관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역사 속에 사라진 초라한 역삼공원으로 변할지는 태권도계 최고 수장인 엄운규 이사장의 결연한 의지와 결단에 달려있다.

[다음은 탐사기획 1-2 ‘신이내린 직장 국기원? 방만 운영으로 위기 자초!’가 보도될 예정입니다.]


- harrison@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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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 #이사회 #방만 #비리 #혁신 #탐사기획 #엄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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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피리새우젖

    한기자님 태권도의 관심과 열정에 진심으로감사드림니다 탐사기사시리즈로 보도할예정에 후원드리고 싶고 다섯가지의 문제점지적사항을 개혁할 인재는 기조실장 외 몇분이나 있는지 궁금하고 가장 조직의 적은 바로 지적한 p.s.c.씨전국태권도계에모두아는사람들입니다 조직을 해롭게 하여 결국와해시킬 중요 인물들로 제초제용 약물을 개발하여 제거하지 않으면 국기원망합니다 오늘은 바쁜관계로 다음에는 많이도움주는 지원사격글을 욜려줄실거용

    2007-05-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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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태권도인

    이사중 시도협회장을 했지만 그는 태권도인이 아니다. 지금껏 태권도인 행세를 하고있다 .대태협상임부회장도 하고말이지..... 태권도인이아니면서 태권도인 인것처럼하는것은 무슨 이유일까?

    2007-04-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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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답

    이제 이런 이야기 뭐 새롭지도 않습니다. 선배 대접받고 싶으시면 선배 대접해 줄때 잘들 하십시오.

    2007-04-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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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원하다.

    시원합니다. 머리부터발끝까지 썩은태권도 발톱부터뽑기시작하는군요 한기자님 홧팅!

    2007-04-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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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도지존봐라

    이 자슥아. 저 영감탱이들만 없으면 태권도 안망하거든. 니네 유도나 걱정해라. 남의 집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2007-04-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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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m

    전과자가어떻게 이사를할수있습니다. 국기원이정말 왜 이렇게 까지 가야하나요. 이사회 명단공개해주세요. 그중 전과자는 별표로해서 공개해서 스스로 물러나도록 해줍시다. 나온참.

    2007-04-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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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업준비중

    에고 태권도가 아주 망해가고 있구나...

    2007-04-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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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도지존

    태권도 꼬라지 하고는!!! 태권도 10년가면 오래 간다. ㅎㅎㅎ

    2007-04-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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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한 아침

    이사들의 거의 3분의 2가 전과자라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우리가 피땀흘려 벌어 들인 돈이 저런자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다니 태권도를 관두고 싶어진다.

    2007-04-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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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비리있는 국기원직원 제대로 파악해서 이번을 계기로 모두 고발조치하여 태권도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도록 합시다.

    2007-04-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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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fxhd

    아무리 해봐라 우리안죽는다..우리가누군데..짜식들 골목대장 마박이야 .운규,봉씹이.쏭상근이끈우.노종웅,안순명,경기.인천은특별이안죽지...해진아죽여봐라....

    2007-04-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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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준사범

    비판만 하는 기사가 아니라 훌륭한 비전제시를 담고 있군요. 훌륭합니다.

    2007-04-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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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장

    좋은 보도 내용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는 관장님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안타깝죠. 모두가 관장 사범들이 고생하여 올린 심사비이며 그 다음 지도자 교육비를 그들이 모두 먹고 있는 것이죠

    2007-04-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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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훈

    이들도 먹고살기 위해 비리를 저지르고 태권도가 박살나는 한이 있어도 자신은 벌만큼 벌어놨기에 큰 걱정 없이 대충 이어가는 것입니다!1 설마 하는 생각에 이젠 이만큼 까지 왔네여.. 누구를 탓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스스로가 먼저 바뀌면 되는 것입니다!! 무슨 자격으로 누굴 밀어내고 세대교체를 합니까!! 스스로가 먼저 바뀌게 되면 모든것이 바뀌게 되어있습니다!!

    2007-04-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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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자업자득이지요 100% 동감입니다.
    그동안 생각있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충고 하였지만 변함이 없어요
    우리 태권도는 많은 발전을 하였다고 하는데 1,2세대가 즐기다 망치는 것입니다. 우리 후배들은 피해자 입니다. 국기원 원장아하 원로 세계연맹,대태협,각시도협회,모두가 썩었고 부패해서 도저히 냄새가나 볼 수 가없습니다. 우리 태권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필요합니다.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사람으로 그리고 형제,사제간에 협회 임원은 삼가해야........

    2007-04-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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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사랑

    한혜진 편집장님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우리 태권도 관장들이 너무 안일하고 무사태평 입니다 그리고 비굴하다고 생각 합니다 이제는 태권도 협회가 몇몇 사람에 의해서 운영되서는 않되지요 제 생각은 일선 관장들부터 변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기원 원장 엄운규,부원장들,원로들,양심이 없습니다. 후배들이 밀어내야 합니다. 이사진19명 명단을 공개해주세요

    2007-04-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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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공감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자칫 잘못하다가 한 10년 후에는 유명무실 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연맹에서 산하 단체들이 자체 단증 발급하면 대태협도 발급할 수 있겠네.
    국기원에 우리나라 인재들이 들어가서 일을했으면 좋겠습니다. 위기의 태권도를 구합시다.

    2007-04-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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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적하장군

    한혜진 편집장님, 다시 미움을 한몸에 받으시겠네요. 저도 해외에 있지만 그 멋진 국기원 시범단원들을 시범단에서 나가고 나면 (은퇴) 그 시범단 출신들로 기술세미나 위원회 같은 거 만들어서 외국을 나가서 승단심사 감독도 하고 세미나도 해주면 얼마나 고마워 할까요 ....그렇게 되면 젊은 인재들도 계속 희망을 가지고 태권도 할건데 ..

    2007-04-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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