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엄운규 원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무카스뉴스 한혜진 편집장

존경하는 국기원 엄운규 원장님께.

세계 태권도 발전을 위해 일생을 헌신의 노력을 다하신 엄운규 원장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현재 무카스뉴스에서 태권도 전문기자로 재직하고 있는 한혜진 입니다.

6살 어린 시절 전라남도 여수에서 처음 태권도복을 입은 기자는 지금껏 태권도와 늘 함께 해왔습니다. 태권도 전문기자에 앞서 저는 누구보다 태권도를 사랑하며 아끼는 마음으로 엄운규 원장님께 태권도와 국기원 발전을 위해 한마디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엄운규 원장님. 현재 태권도와 국기원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안에서는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다툼이 계속되고, 밖에서는 국기원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등을 돌리는 태권도 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이러한 태권도계 흐름을 얼마나 인지하고 계신지요.

국기원은 태권도를 대표하는 기관입니다. 그런 만큼 국기원의 역할은 실로 막중합니다. 국기원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세계 태권도 본부로서 기술체계 및 역사 정립, 지도자 양성, 승품단 심사업무 등 태권도의 가장 기본적인 일들을 해나가는 기관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국기원은 기본적인 목적 사업과 역할수행은 고사하고 승품단 심사사업에 매달려 ‘단증 공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한인사범님들의 영향력도 예전 같이 않아 해외 여러 국가가 점차 자체 단증 발급을 비롯해 조직체계를 별도로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

국기원이 태권도 메카로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앞으로 국내에서도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태권도 발전을 위해 국기원이 하루빨리 바로 서야합니다.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승품단 심사체계를 비롯해 올바른 태권도 지도자 양성, 바른 태권도 역사 정립, 해외 각국 보수교육 실시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국기원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은 이보다 더 많지만 기자가 최근 <무카스뉴스>에 보도한 내용으로 일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장님 임기는 이제 2년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수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남은 임기 동안 적어도 국기원을 진정한 세계 태권도 본산으로 재도약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주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국기원이 일하는 조직으로 변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 부서별, 인력별 업무분장 및 인력배치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평가를 하십시오. 또 불필요한 인력이 지금도 게으름을 피우고 있지는 않는지, 하는 일에 비해 과다한 급여를 받고 있지 않은지 등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시정 조치를 내리셔야 합니다.

또 국기원이 부패한 조직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임원을 포함한 직원들의 합리적인 인사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사 선임은 이해관계를 떠나 실제 국기원 발전을 견인할 유능한 인사를 선임해야 합니다. 임기는 최대 2회로 제한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공유될 수 있는 순환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아울러 기술심의위원회 역시 단임제로 순환되도록 조치해 능력 있는 태권도 인들의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원장님께서는 스스로 활동비 외에는 별도의 급여를 받지 않고 계십니다. 그런데 왜 다른 상근이사들은 마땅히 하는 일 없이 고액의 급여를 받아 가는데 원장님께서는 이를 지켜만 보고 계십니까. 국기원 예산은 사유재산이 아닙니다. 태권도인 모두의 재산입니다. 속히 상근이사직을 봉사직으로 전환토록 정관을 개정하시길 바랍니다.

국기원을 이끌어갈 젊고 유능한 인재를 대거 임용해야 합니다. 하루가 빠르게 변하는 이 시대에 타 분야와도 경쟁해 우위에 설 수 있는 ‘맨파워정책’을 도입 전개해야 합니다. 과거와 같이 학연, 지연, 관연 등에 얽힌 주먹구구식 인사시스템이 재현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자격요건을 갖춘 적임자가 임용될 수 있는 공개채용을 하도록 조치하시길 바랍니다.

원장님 곁에서 눈과 귀를 가로막고 있는 불필요한 참모들은 모두 내치십시오. 태권도와 국기원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신다면 밖을 내다보십시오. 현재 국기원을 바라보는 수많은 태권도 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직접 눈과 귀를 통해 확인해 보십시오.

원장님께서는 태권도 태동기 시절 여러 원로님들과 함께 일선에서 맨주먹하나로 태권도를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무도 스포츠로 발전시킨 공로자 중 한 분입니다. 힘겹게 발전시킨 태권도가 이렇게 위기에 처해 있는데 보고만 계셔서야 되겠습니까.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의 수장으로서 이제 원장님께서 용단을 내리실 때입니다. 위기에 빠져있는 태권도와 국기원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십시오. 원장님의 용단은 훗날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2007년 5월 4일.
무카스뉴스 편집장 한혜진 드림.


- harrison@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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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수리

    국기원은 절대 사유재산도 아닙니다. 모두의 것입니다.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바로세우기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기원은 그냥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매우 어려운 때라 생각됩니다. 특히 중심이 되어야 이사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행정기관으로서의 국기원도, 교육기관으로서의 국기원도 아닌, 세계본부로서의 국기원도 아닌 품단증발글처로서 역할만 하는 국기원은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고 미래지향적인 일꾼들로 교체하여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준비를 해야합니다. 이러다가 한국에서 국기원이 사라지고 미국에 설립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세계 태권도인들이 국기원을 인정하지 않는 그런 날이 없기를 바랍니다.

    2007-05-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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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엄선생님 한선생 말좀 듣지!

    2007-05-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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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기자님 박수ㅡ

    엄운규, 이종우 관장님??은 재산이 많이 늘었으니 이제그만....

    태권도인들도 먹고 살아야 안 되겠습니다...

    2007-05-0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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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기자님최고

    한기자님 정말 최고입니다.
    엄운규원장님께서 지금이라도 정말 태권도를 위해서 제대로 해주신다면 정말 모든게 용서될 것 같습니다.

    2007-05-0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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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대통령

    정말 오랫만에 맘에 드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혜진기자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2007-05-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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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inataekwon

    다른 태권도인은 누구나 자유로이 말할수있어도 오용진 <오가리>는주둥이에 연탄재로아가리막아야.....

    2007-05-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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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명

    오용진 관장님 또한 현실을 직시하는 댓글에 용기와 미래 지향적인 표현력이군요, 자신의 위치와 안위보다 대한민국이 자랑하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태권도가 무한불변으로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기 위해선 젊은 태권도인들이 힘과 용기로 현재 무엇이 필요하고 과재가 무엇인가, 또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스스로가 깨닫고 노력하여야 할 것이라 봅니다. 한기자님 편지 내 맘에 꼭 와 닳네요, 힘내세요! 대한민국 태권도인들이여~~~~~~~~~~

    2007-05-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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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장오용진

    우리는 살다보면 언제 덮어야 할지,언제 열어야 할지 하는 때가있다.왜냐하면 사람이 살다보면 영원히 정직하게만 지낼 수 없는 게 세상이다.그렇다 국기원은 모든것을 드러내놓고 한번쯤은 못된근성들을 뽑아야한다.그래서 쫓아오는 자들을 따돌리고 승부의근성을 보여줄 때가 왔다.요리조리 도망가려는 추악한 근성을 버려라!그리하여 태권도 이미지를 위하여 덮을 것은 덮자!덮는데 인색한다면 또한 추악한 집단이다.그러나 지금은 아니다.언제 열어보기나 했는가?우리 한번 무겁게 생각해 봅시다. 한혜진기자 처럼,용기있는 자는 영원히 산다는 외침을.....
    산자여 따르라!!!!!!!

    2007-05-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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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장 오용진

    엄운규.이종우관장님은 이제 떠나셔야 합니다. 그동안 태권도발전 보다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뼈저리 게 쓸슬히 퇴장하는 모습 보다는 당당히 태권도 최고위단 의 소유자 답게 말없이 물러나셔서 산따라 구름따라 남은 여생을 편히 보내옵소서,그리하여 태권도와 함께 평생을 행복한 삶의 되기를 기원합니다. 손자같은 한기자의 쓴소리와 예언자적인 광야의 소리를 꼭 수용하시고 반갑게 맞이해 주시길 바랍니다.방향을 잃어버린 태권도는 법과 젊은이들에게 맡기시고?

    2007-05-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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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장오용진

    젊은 기자의 용기가 자랑스럽습니다. 백마디 말보다 실천하는 기자님의 행동하는 철학은 우리 태권도인들의 귀감입니다.죽임에서 살림으로 인도하는 님의 행진곡은 계속되어야 합니다.정말 죄송합니다.젊은기자가 자신의 안위보다 사회학적인 과학으로 우리의 자화상을 냉철히 조명해 줘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1단도없이 8단을 줘버리는 국기원은 끝없이 통곡하며 회개하셔야 합니다.양심없는 사회는 이미 거룩한 삶을 포기한 집단입니다. 한기자 힘내세요~*

    2007-05-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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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cccccc

    한기자님 정말 수고가 많습니다. 동감합니다.
    우리 태권도가 살아남기 위해서 뼈를 깍는 아품을 격어야 하는데 그걸 누가합니까?
    태권도 1,2세대들이 하여야 하는데 태권도를 자신들의 사유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충언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충언을 하면 역적이 됩니다. 자기들 하는일에 동조하고 비유를 맞추어야 좋은사람이고 능력있는 사람입니다. 이제는 방법은 많은 태권도인들이 알수 있게 메스컴에 올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수고 해주세요
    단증발급비리, 국내심사비리,외국심사비리,임원선출비리,직원체용비리,연수생전형비리, 심판비리, 이루 말로 할 수 가 없습니다.(국기원,대태협,각시도협회 모두가 똑같습니다.) 무카스에서 독자들의 의견을 종합 서 글을 써주세요.

    2007-05-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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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글 우체국에 발송은 된거나요....

    2007-05-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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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급지존

    한기자 편지한번 잘 썼구려, 왕년에 전라남도의 핀급 지존답게,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써줘용,

    2007-05-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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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장

    국기원 경로당 !!! 늘크댕이들이 태권도 발전에 공로가 많으셨지만 시대적 흐름을 보아 진정한 발전을 기약해야하는 그러한 사명감을 갖는다면 이제 그만 물러 나야지,
    뒤에 앉아서 조언이나 하고 용돈만 받으면 된다고요

    2007-05-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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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위 글을 읽고 나니 눈물이 글썽이니 왠일일까.....왕년에 주먹하나 믿고 성장 했는데 과연 엄 원장이 이런 쓴 소리를 읽을 줄이나 알고 있나?

    2007-05-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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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한 기자, 잘한다. 송파구 선배

    2007-05-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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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짜증

    왜 옛날 사람들이 늙고 나이들면 스스로 자리를 물러나서 고향에서 여생을 조용히 마쳤는지 아직도 모르는가? 엄원장님 제발 명심 하십시오.

    2007-05-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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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百年大計

    좋은글이네요 ㅋㅋㅋ

    2007-05-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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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년대계

    동감합니다. 한혜진기자님이 잘 지적 해 주셨군요, 국기원 원장님께서는 태권도의 백년대계를 위해 앞을 가로막는 무리들을 버리시고 세상밖으로 나오셔서 진정 태권인들이 원하는게 무엇인가를 인식하셔야 할것입니다. 정말 좋은 기사며, 이 시대에 꼭 풀어가야하는 과제입니다.

    2007-05-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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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장

    국기원 성립이 태권도의 1차 도약이요.올림픽 경기 채택이 2차 도약이라면, 이제 정신 문화 태권도로 도약 해야 하는 것이 3차 도약이니, 국기원은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요구 받고 있음을 깨달아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 입니다. 한혜진 기자님의 진정한 태권도 사랑의소리를 국기원과 전 세계 태권도 가족들은 외면 하지 말아야 할 것 입니다!!!!!

    2007-05-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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