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보고서] 파란만장한 유도중앙도장(4)

  

유도회 김정행회장선출 통합 활기


1995년 유도회의 전임회장이었던 두산그룹 당시 부회장은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으로 피선되고, 같은해 11월 박회장의 공백을 용인대 김정행 총장이 유도회 회장으로 취임한다. 국제기구의 수장과 국내단체의 수장이 유도회의 임원들 중에서 선출되면서 1996년에 이르러 유도회와 유도원은 급변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면서 대립관계였던 양 단체의 통합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결정적인 분위기는 유도원이 이사회에서 유도회가 추천하는 6명의 이사를 받아들이겠다는 결정에 대해 유도회가 수락한 것이다. 유도원은 유도회를 경기인 출신인 당시 용인대 김정행 총장이 맡게 됨으로써 두 단체가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기존 유도원의 이사 9명 이외에 6명의 이사를 유도회의 추천인사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유도회 내부에서는 박 전회장이 국제연맹 회장직으로 이동하면서 경기인 출신인 김정행 총장이 운영하는 유도회의 재정적 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연간 예산의 절반 가량을 박 전 회장의 찬조금으로 충당해 왔던 유도회로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유도회는 유도원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 김재현 유도원 이사를 부회장으로 영입하면서 활로를 모색했다. 또, 유도회의 김 회장은 이사회에서 부회장 2명과 이사 4명을 보강했다. 이 당시 김 회장이 집행부 강화를 위해 세운 방침은 부회장에 윤양하(영화인), 김재현(유도원 이사), 신임 이사에는 김형원(욱사 강사), 한성철(용인대 교수), 김대룡(인하대 교수), 천길영(경기대 교수) 등을 선임한다 등이었다. 그리고 경기단체 법인화를 1997년중 법인화 지원금 5억원을 포함해 모두 20억여 원의 자본금으로 법인 등기를 시도한다는 방침을 세운다.

한국유도원의 수련생들(출처: cafe.daum.net/Koreajudodojo)

법인은 두개, 임원은 일원화로 통합모드 만들어


이 과정에서 1997년 1월 유도원은 제10대 이사장에 강태수(대주토건 대표이사)를 선출하면서 통합 분위기를 가시화시킨다. 강 이사장은 15명의 이사중 상당수가 유도회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던 인사들을 선임한다. 이러한 이사진의 선임을 계기로 70여년의 갈등이 있었던 양 단체를 통합분위기로 만들어 간다. 이러한 배경에는 강 이사장이 경기인 출신이면서 당시 용인대 총동문회 회장을 맡고 있었고, 용인대 총장으로 있던 김 회장과는 협상 관계가 휠씬 좋았던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또, 김회장은 당시언론을 통해 "유도원과의 통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고, "통합이 성사되면 유도회는 대한체육회 가맹경기 단체 중 몇 안되는 자생력 있는 단체로 변신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유도회는 문화체육부에 사단법인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양 단체는 완전 통합이 아닌 유도회가 먼저 법인화를 한다. 그 이유는 성격이 다른 두 법인을 통합하려면 재단법인 한국유도원이 먼저 해체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한 것이 원인이 됐다. 재단법인 유도원을 먼저 해체해야 하는데 해체를 하게 되면 유도원의 전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는 등 사실상 복잡한 법적 절차가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은 당분간 종전대로 운영하되 10여 명의 이사를 교차 파견하여 사실상 통합 효과를 만드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결국 법인은 분리되어 있지만 유도원과 유도회는 법인이사의 일원화를 만들게 됐다.

유도중앙도장 가치 모색할때


통합적 분위기이였지만 지금 유도원과 유도회는 별개 법인이었다. 또, 유도원은 현재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70여 년의 논쟁거리였던 유도원이었는데 그 해법은 풀리지 않은 채 뜨거운 감자가 되어 버렸다. 과거 대한유도회, 대한유도학교, 한국유도원이 소공동에서 공유했던 유도원이었다. 유도원과 재산권 싸움에서 분리된 대한유도회는 현재 국제적인 위치에 놓여 있고, 거리로 쫓겨났던 대한유도학교는 지금 무도 명문 종합대인 용인대학교로 성장했다. 그러나 유도원은 지금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유도원은 한국유도의 중앙도장이다. 전 유도인들이 사랑해야 할 도장이며, 한국 유도발전에 중요한 교육과 연수를 담당해야 할 기능이어야 한다. 일본 강도관이 일본과 전세계 유도인들의 중앙도장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듯이 한국유도원도 그에 못지 않은 역할을 지닌 중앙도장의 기능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해방과 더불어 유도원이 대한연무관으로서 유도뿐만 아니라 태권도도 수련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유도원은 한국무도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도장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유도원의 존재와 그 가치에 대해서는 유도인들의 마음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어 안타까울뿐이다.

한국유도원, 대한유도회, 용인대학교가 다시 과거의 위상을 찾기 위해 고민할때다. 그 방법에는 유도인들이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유도강국으로서 상징이자 랜드마크로서 한국유도원의 부활을 기대해 본다. <끝>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유도원 #대한유도회 #김정행 #강태수 #박용성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그렇군요

    흥미진진하네. 이번에 유도수장이 대한체육회장에 출마했다던데. 잘 하겠죠

    2013-02-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베일속 유도

    유도원이야기 재밌었습니다.

    2010-05-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동감

    유도는 힏들어서그래요. 도장활성화를 위한 모색도 있어야해요. 용인대 유도학과가 있는데도 도장연합이 안되는것은 다들 선수육성만 해서 그럴겁니다. 생활체육모델보다는 선수육성에 지도자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그럴겁니다. 유도는 역사가 있고 일제시대에도 독립운동가들이 일본놈들을 물리치기 위해 배운거기도 합니다.

    2010-05-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무도인

    생활체육 유도는 정말 심각합니다. 한국유도원이 중앙도장으로서 생활체육유도의 역할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한유도회도 생활체육유도를 활성화해 주었으면 합니다. 전국생활체육유도연합회가 없다는 것은 유도도장이 얼마나 생활체육에 신경을 안쓰는지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생활체육이 활성화되어야지 유도대중화가 될것이 아닐른지요

    2010-05-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제안

    허박사님의 한국유도원 원고가 마감한것 같다. 한국유도원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다. 허박사님 글에 의하면 계속 논쟁속에 있었던 단체같다. 그동안 한 일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면 한국유도원이 앞으로 어떻게 갈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을것 같다. 좋은 글 잘 읽었다.

    2010-05-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