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태권도 실력 일취월장… 태권도로 새 희망

  

제3회 세계장애인선수권 아루바 산타크루즈에서 개최… 14개국 53명 참가


아루바 산타크루스 스포츠센터에서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절단 장애를 가진 세계 각국의 태권도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실력과 참가자들의 열정이 더욱 넘쳐 비장애인과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22일(현지시각) 아루바 산타크루즈 스포츠센터에서 제3회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세계 14개국에서 남녀 53(남 44, 여9)명의 절단 장애인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장애인 태권도 경기는 올림픽 체급과 동일하게 남녀 4체급으로 진행된다. 단, 절단 장애 정도에 따라 4등급으로 구분된다. 양팔 팔꿈치 위 절단장애는 A5, 한팔 팔꿈치 위 절단장애는 A6, 양쪽 팔꿈치 아래 절단장애는 A7, 한쪽 팔꿈치 아래 절단장애는 A8 등이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선수들의 기량이 이전보다 월등히 향상됐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선수들은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뤄도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실력이 높았다.

이번 대회에 최고령자는 남자 80kg 이상급 A6부문에 참가한 캐나다의 케네쉬 스테이지악. 골수암으로 한 쪽 팔을 절단한 그는 태권도 수련으로 재활해 이번 대회에 참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태권도를 수련한지 이제 1년 남짓한 우크라이나의 선천성 장애인 마르축 비카(Marchuk Vika, 22)는 여자 -49kg급 중증장애부문(A5)에서 월등한 실력을 뽐내며 첫 대회 출전에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에서 아제르바이잔은 남녀 통틀어 14개부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를 휩쓸며 지난 대회에 이어 2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이어 러시아가 금2, 은4, 동 5개로 준우승, 스페인이 금2, 동1개로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장애인 태권도 경기장면


장애인 선수권은 17세 이상부터 출전할 수 있다. 경기는 1분 3회전. 비장애인 경기와 다른 점은 선수들의 안전을 고려해 얼굴 기술을 제한하고 있다. 몸통 기술은 1점, 회전에 의한 기술은 2점 등이다.

WTF 조정원 총재는 대회를 마친 후 “장애인대회를 보면 늘 진한 감동을 준다. 날로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나라에 장애인 태권도를 보급해 오는 2020 장애인 올림픽에는 반드시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WTF는 오는 2020 장애인 올림픽에 태권도를 정식종목으로 채택시키기 위해 지난 2006년 장애인위원회(위원장 이태은)를 출범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태권도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09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최초로 제1회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16개국 36명 참가)가 개최됐다. 이어 이듬해 제2회 대회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 21개국에서 65명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 기술대표(TD)를 맡은 이태은 위원장은 “이전대회에 비해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향상돼 놀랐다. 비장애인 대회와 다르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기가 더욱 박진감 넘칠 수 있도록 A6과 A8부문은 주먹공격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장애인 선수들은 선천성 장애와 후천성 장애로 나뉜다. 장애에 얽힌 사연도 다양하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선수, 병을 앓아 절단한 선수, 불의의 사고를 당한 선수, 전쟁 중 사고를 당한 선수 등 선수들을 만날수록 새로운 사연이 쏟아졌다.

앞서 21일(현지시간) WTF는 장애인 태권도 저변확대와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아루바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는 각국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WTF 장애인 태권도 워크숍’을 최초로 개최했다.

워크숍에서는 국가협회가 어떻게 하면 장애인 프로그램을 활성화 할 수 있는지와 체계적인 장애인 지도법 등을 통해 저변확대 할 방안을 제시했다. 더불어 태권도가 장애인 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이 발표됐다.

장애인 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 위한 조건은 4개 대륙에서 세계 16개국이 출전해야 한다. 현재 그 조건은 충족하지만, 아직까지 저변확대가 부족한 게 현실. 더욱 많은 국가에서 더 많은 장애인 태권도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경기방식 개발이 요구된다.

한 가지 이번 대회를 보면서 아쉬운 점은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선수단이 대회에 출전조차 안 했다는 점이다. 장애인태권도협회까지 존재하지만 단 한명도 출전하지 않았다. 복수의 국가 선수들이 한국 기자단에게 “왜 한국은 종주국인데 출전 안 했느냐”고 질문해 별다른 답을 못해줘 난감하게 했다.

다음 4회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는 내년 11월 세네갈 다카르에서 열린다. 더욱 많은 국가에서 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태권도를 통해 큰 감동과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

[무카스미디어 = 아루바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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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팔이국가대표

    나도 경기를 뛰고 싶다. 간절히 뛰고싶다.

    2012-11-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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