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무예 소프트파워 강화, 무예 한류 촉진 앞당겨

  

K-콘텐츠 대열에 K-마샬아츠도 합류 가능할까?

2021 ICM 국제무예사진 공모전 은상 'Confusion' 김민정作 [사진=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과연 무예가 한류 K-콘텐츠 대열에 합류 가능할까? 말 그대로 ‘K-마샬아츠’가 해외에서 ‘통’(通)할까?

 

‘한류’라는 단어가 이제는 그저 해외에서 우리 드라마와 영화, 음악에 열광하는 일시적인 현상을 표현하는 단어로만 인식하기에는 한 꺼풀 벗어낸 듯하다.

(좌)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포스터 (우) 방탄소년단(BTS) 타임지 표지

 약 3년간의 전 세계적인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국제교류가 이전만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오징어게임, BTS와 같은 한류 범주에 소속된 우리 K-콘텐츠들은 꾸준히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제 한국은 하드웨어 중심의 상품 수출국에서 소프트파워 수출까지 이루어내는 유무형 상품의 복합 수출국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사회,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창출된 소프트파워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유무형의 가치를 창출해내는 한류 카테고리를 산업화에 성공시켰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과연 한국의 무예는 한류로 불릴 만큼의 해외 진출을 이루어낼 수 있느냐는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이 물음에 대한 정확한 해법과 함께 우리 무예의 한류 진흥을 위한 정책적 논의 또한 더욱 구체적으로 윤곽이 잡힐 것이다.

 

■ 우리 무예 토양의 소프트파워 역량 진단이 우선.

 

한류 산업의 핵심은 바탕이 되는 분야에서 충분한 소프트파워를 가졌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소프트파워 역량 진단은 비단 한류 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콘텐츠 산업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 무예 토양은 충분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플랫폼’을 구축할 소프트파워 역량이 있을까?

 

한국에서 수련이 이루어지는 모든 무예 종목으로 범주를 확대하여 고려해보았을 때, 과연 콘텐츠 소비자에게 충분한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우리 무예계 스스로 진지하게 자성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 한류 대열의 핵심은 ‘콘텐츠’와 ‘플랫폼’이다.

 

만약 우리 무예의 소프트파워 진단을 통해 충분한 역량이 검증되었다고 한다면 그다음은 무예를 바탕으로 하는 ‘콘텐츠’ 생산과 ‘플랫폼’ 구축에 고민해야 한다.

 

콘텐츠는 말 그대로 무예라는 재료를 가공해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완제품을 이야기한다.

 

이제껏 무예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할리우드, 홍콩 액션 영화에서 단골 소재로 사용되었고 중국, 일본에서도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공연 등의 형태로 가공되어 전 세계인들에게 전해졌다.

 

특히 게임을 통한 무예의 콘텐츠 활용은 특정 국가랄 것 없이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실제로 지난 2021 온라인 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는 철권을 e-마샬아츠 종목의 일종으로 경기 대회를 개최했고 많은 동시 시청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1 온라인 세계무예마스터십' e-마샬아츠 '철권7' 게임대회 [사진=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무예의 콘텐츠화를 조금 더 생활 친화적이면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 없이 복합문화 공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어떠한 형태의 콘텐츠로 담아낼지 고민해야 한다. 이른바 ‘풀뿌리 무예 콘텐츠’다.

 

콘텐츠 제작 방향에 대한 고민과 함께 ‘플랫폼’ 구축에도 신경 써야 한다. 여기서 플랫폼이란 완성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유통과정의 전반적인 체계를 일컫는다.

 

기존의 K 시리즈로 통용되는 드라마, 영화, 음원, 게임 등의 한류 콘텐츠는 이미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나, 각 콘텐츠 분야의 플랫폼 사업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콘텐츠 생산 기반은 충분, 그런데 플랫폼 구축 여건은?

 

무예의 한류를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콘텐츠 다양화 제작 환경은 기존에 잘 가꾸어진 한류 콘텐츠 산업을 토대로 충분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렇지만 플랫폼 구축 사업은 상당히 어려운 과정이 되리라 예상된다.

 

해외 유명 영화, 드라마 OTT 플랫폼 기업보다 우리 기업 브랜드들의 글로벌 인지도와 서비스 범위가 현저히 낮은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무예 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라는 무예 한류 산업은 기존의 한류 콘텐츠 분야들보다도 걸음마 단계이기에 플랫폼 구축은 더욱 지난한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국내 기업의 콘텐츠 플랫폼 브랜드 사업 가운데 완전히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K-웹툰’이 있다.

 

일반적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심지는 일본을 꼽는다. 무예 및 무도 산업 또한 마찬가지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매층의 규모부터 오랜 시장 노하우를 통해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무도 산업은 세계적으로도 초일류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시장에 일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신흥 플랫폼이 뜨고 있다. 바로 한국 기업 네이버(라인)와 NHN, 카카오가 일본의 웹툰 플랫폼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좌) ‘라인망가’ (중) ‘코미코’ (우) ‘픽코마’

 네이버(라인)의 ‘라인망가’(LINEマンガ), NHN의 ‘코미코’(COMICO), 카카오의 ‘픽코마’(ピッコマ, Piccoma)와 같은 일본 현지 웹툰 플랫폼은 사실상 한국 기업이 기존 일본 만화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공급체계를 도입한 것과 마찬가지다.

 

2020년 8월 언론 보도자료 기준으로 일본 전체 만화 시장은 우리 돈 약 5조7000억 규모로 세계 1위였는데, 이 가운데 디지털 만화 시장, 즉 웹툰 시장은 52%로 약 2조9500억의 점유율을 가지고 전통적인 종이 만화 시장의 규모를 넘어섰다.

 

2019년 기준으로 일본 디지털 만화 웹툰 시장에서 기업 플랫폼 매출은 라인망가가 1위, 카카오 픽코마가 2위, NHN 픽코마가 4위를 기록했다.

 

일본 만화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한국 고유의 웹툰 콘텐츠와 플랫폼 서비스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선도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무예의 한류 콘텐츠 사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드라마, 영화, K-POP, 웹툰은 한국이 최초 발상지가 아니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한류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드라마, 영화, K-POP, 웹툰 모두 순수하게 오로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고안되고 발생한 형태의 콘텐츠들은 아니다.

 

한국전쟁 이후로 1950년대에 우리는 해외, 특히 미국 문화에 큰 영향을 받았고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국교 정상화 전후를 기점으로 일본 문화의 영향 또한 무시하기는 어렵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지나서 90년대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기치 아래 외래의 문화와 콘텐츠들을 5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우리의 색으로 재가공하여 한류라는 산업 분야를 만들어냈다고 해석된다.

 

여기서 우리 무예 한류 콘텐츠 또한 충분히 유연한 사고와 자세를 가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짓수 진흥사업을 꼽을 수 있다.

아부다비 주짓수 프로 그랜드슬램 대회 [사진= 아랍에미리트주짓수연맹(UAEJJF) 아부다비 주짓수 프로]

‘주짓수’(Jiu-Jitsu/Ju-Jitsu)는 일본의 코류 쥬쥬츠(고류유술)가 19~20세기에 서양으로 전파되면서 독자적인 수련 체계를 갖추게 된 오늘날의 무예 종목을 일컫는다.

 

오늘날 주짓수가 성행하는 국가는 대표적으로 브라질, 미국, 일본, 그리고 아랍에미리트(UAE)가 있다.

 

사실 주짓수라는 무예 종목의 국가 정체성을 구분하자고 든다면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일 수밖에 없다. 최초에 근간이 되는 일본으로 해야 할지,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게 된 계기를 마련했던 브라질과 미국으로 해야 할지 정답이 없는 논쟁일 뿐이다.

 

하지만 UAE는 국가 주도의 소프트파워 산업 전략의 일환으로 스포츠 종목에서는 주짓수를 선택했다.

 

대부분 민간 차원에서 보급과 수련이 이루어지는 미국, 브라질, 일본 등과는 다르게 UAE 정부는 학교체육에서 주짓수를 의무 수련하게 하고 군인과 경찰들에게 주짓수를 보급하고 있다.

 

UAE라는 국가의 역사적 정체성과 주짓수는 매우 최근에 이루어진 관계일 뿐이다. 하지만 UAE는 스포츠 콘텐츠로써 주짓수를 선택했고, 국가 전체가 전 세계에 주짓수 콘텐츠와 주짓수 MICE(융복합 전시) 산업의 허브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좌) 중국 소림사 (우) 일본 닌자마을

  이외에도 자국의 전통 무예와 특정 지역을 관련하여 관광상품 위주의 무예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한 사례는 중국의 소림사와 일본의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닌자마을 등을 꼽을 수 있다.

 

■ 과열되는 동북아 문화패권 경쟁도 의식해야..

 

최근 중국의 문화유산 원조 논란으로 국내외가 시끌시끌했다.

 

김치, 태권도, 한복 등 우리 전통문화의 산실로 알려진 분야의 원조가 중국 기원이라는 그들의 주장에 우리 국민의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문화와 역사의 산실은 그 시간이 길수록 오로지 한 장소에서 하나의 주체만을 통해 전승되고 발전되었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우리가 기존에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 분야라고 알고 있었던 것들도 오랜 역사를 따져본다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심지어 중동과 유럽의 영향을 받은 사례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형태를 만들어내고 가장 주도적으로 향유하고 있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우리다.

 

김치, 태권도, 한복으로 대변되는 우리 전통문화는 충분히 우리 고유의 역사를 가진 문화의 산실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무예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그 형태를 만들어내고 주도적으로 향유하고 있다면 그는 우리의 무예요, 우리의 소프트파워다.

 

오늘날 소프트파워는 국가적 차원에서도 전략적인 산업 옵션에 포함할 만큼 중요한 산업 분야이자 기술, 학술 분야이다.

 

동북아시아의 과열되는 문화패권 경쟁 또한 겉으로는 민족주의와 역사적 우월성을 놓고 벌어지는 다툼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여기에는 철저하게 각국 정부들의 계산된 산업 및 경제 이익의 논리가 함의되어있다.

 

우리도 국가 전략 산업 개념의 소프트파워이자, 국민의 문화생활 및 건강 증진을 위한 차원에서 무예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인 제도적 영역 확보와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카스미디어 = 권석무 기자 ㅣ sukmo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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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무 기자
무카스미디어 MMA, 주짓수, 무예 분야 전문기자.
브라질리언 주짓수, MMA, 극진공수도, 킥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무예 수련.
사람 몸을 공부하기 위해 물리치료학을 전공. 
무예 고문헌 수집 및 번역 복간본 작가로 활동.
#무예 #한류 #한류무예 #플랫폼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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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장사

    모든것이 사업 산업 음......장사의끝은
    조만간 武기업탄생하겠군 어디까지가
    돈이고 어디까지가 道.術.藝인가?
    돈이보여 다른것이 안보이는구나
    한쪽만보다 눈이 썩어가고 마음이 썩어가네

    2022-05-23 18:54:44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현실직시

      현대사회에서 돈과 사업을 완전히 제거하고 특정 분야가 활성화 될 수 있나요??
      돈을 벌고 산업과 기업이 육성되는 것 자체가 썩어간다고 표현한다면,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썩어버린 인간들이겠네요.... 전통과 국민건강을 위한 개념 조차도 현대사회에서 자본이 배제되고 어떻게 추진될 수 있을까요?
      현실을 완전히 외면한다고 해서 꼭 청렴하고 특별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제발 현실을 직시하세요....

      2022-10-06 17:08:02 신고

      0
  • 장사의신

    한류 왜~?돈벌고싶어서 그래 돈벌어야
    자식들 과자돈사주고 전통책팔아서
    폰요금도내고 돈이최고지 최~최~최
    전통책팔이 논문팔이 무예팔이
    파리~파리~파리 활이나 팔야겠다!

    2022-05-16 08:52:57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삼국武패권?

    만약일본이-무도로 하나로, 무도로 세계로 ·세계 무도마스터십 ·국제무도컨벤션
    국제무도아카데미을 만든다면외교마찰?

    또한중국이-무술로 하나로, 무술로 세계로 ·세계 무술마스터십 ·국제무술컨벤션
    국제무술아카데미을 만든다면외교마찰?
    국제武-패권싸움 할것인가! 생각해볼일

    2022-05-07 09:09:35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먼산구름

    게임을 통한 무예의 콘텐츠?
    게임을 통한 무술.무도의 콘텐츠
    풀뿌리 무술.무도 돈!돈!돈! 콘텐츠’다.
    세계무예마스터십-주짓수~홍보?
    무술.무도 콘텐츠 플랫폼 관광상품 위주의 동북아 5조7000억. 2조9500억패권 경쟁도 의식해야..그치! 돈이최고야
    에혀~아카데미가 너무돈~따라가다
    썩어간다

    2022-04-25 02:46:39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초딩분야기자

    武-페름기 대멸종 이다 갈등.전쟁.욕심

    2022-04-23 04:02:48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일본짱

    사설이너무많아 그냥 일본처럼해라 이말
    세계일본무도마스터십에서는 철권을 e

    2022-04-20 20:12:2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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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

    무도 콘텐츠

    2022-04-20 20:03:20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송무사

    귀감이 되는 기사네요. 구석에 박힌 먼지처럼 살아가는 무예인들이 이런 글을 보아야 개화가 될텐데요. 자위무예인들이 많아 문제입니다.

    2022-04-13 20:41:11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수행

      썩어가는 무예인들이많아 그것들보기실어 구석에 박혀 자연과 한줄 먼지처럼
      살다가는것도 이시대 미친놈들보면
      백번이고났다 개화은 무예라는도구로사기치고 범죄자들이 개화가 되야지 자연에서 묵묵히수행 하시는분들이왜 문제고
      정치놈들하고 짝짝꿍하며 돈에눈이멀어서 합리화 하는게 개화인고 이보게 다~
      없어지는것도 자연의 이치야 동물도 멸종하는데 무예가뭐데 시대가 필요없으면
      흙으로가는거야 지금죽을병이 들어죽어가는데 자위가문제가 살아야 자위도하지
      자위무예가 많은게 아니라 돈에미친놈들이많은거야 돈.돈.돈 사기-살인-욕망
      인간들의욕심탐욕이지 코로나시대 더욱느낀다 죽음앞에서 다~ 소용없다~

      2022-04-20 19:39:38 수정 삭제 신고

      0
  • 돈의흐름

    삭제된 댓글입니다

    2022-04-13 05:54:5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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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어사전

      기치 (旗幟) [기치]
      1. 명사] 예전에, 군대에서 쓰던 깃발.
      2. 명사]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내세우는 태도나 주장.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2022-04-13 18:36:54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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