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무술학과 취업률, 전년대비 '50%' 이상 급감

  

수시, 정시 모집을 앞둔, 태권도학과 초비상


대학공시센터 학교알리미를 통해 알아본 전국태권도학과 취업률 그래프


전국 태권도학과 취업률이 전년대비 50%이상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조사에 나타나는 것처럼 취업률이 많이 떨어진 것만은 아니다. 취업 인정 기준이 올해부터 바뀌었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부터 대학졸업생들의 취업률을 ‘직장건강보험’ 가입 기준으로 변경했다. 직장건강보험에 가입이 되지 않았다면 취업률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해까지는 주당 18시간 이상 근무자라면 모두 취업한 것으로 인정했다.

이를 두고 각 대학들은 불만이다. 특히 태권도학과를 비롯한 무술관련 전공학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그 이유는 무술관련학과 졸업생 대부분이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소규모 도장에 사범으로 취업하기 때문이다. 대학평가 통계산출 방법이 아직까지 적절치 않고 부당하다는 것이 이유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9월 초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2010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 연계 취업통계조사(이하 취업통계)’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조사는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공개했다. 이 정보에 의하면 주요 태권도학과 12개 곳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52.7%나 취업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취업통계를 대학별로 살펴보면, 취업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광주 소재 남부대(57.1%), 이고, 반면 최하위는 전남 대불대(20.0%)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100%의 취업률을 자랑했던 우석대와 조선대는 이번 조사기준으로 46.7%로 공동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3위에 동의대(44.4%), 4위 경주대(41.7%), 5위 영산대(40.0%) 등 순이다. 수도권 대학의 태권도학과들은 단국대(38.5%), 경희대(35.6%), 용인대(25.0%), 한국체육대(23.5%), 경원대 (21.7%) 등 순으로 지방대학에 비해 저조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1위를 차지한 남부대도 지난해에는 91.7%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57.1%로 34.6%나 크게 감소했다. 남부대 이애연 교수(태권도학과)는 “지난해 졸업한 학생들이 대부분 의료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스포츠센터나 태권도장 등으로 다양하게 취업이 돼 그나마 나은 편이다”면서 “태권도장의 특수성 때문에 대부분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 많아 내년에는 어떻게 취업이 이뤄질지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태권도학과 졸업생들의 진로에 대해 특수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도장 운영이나 사범에 대한 진로가 취업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60%나 하락한 대불대에서도 새로 도입된 취업통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불대 박동수(태권도학과) 교수는 “학과 자체적으로 매년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 90% 이상 태권도장 사범이 되기를 원하다”면서 “태권도장에서 4대보험이 적용된 곳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오죽했으면 일일이 전화해 조사까지 해 봤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박 교수는 “이러한 문제는 태권도학과만의 일이 아니다. 타 무술관련 학과도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대부분 예체능계열에서 취업을 해도 4대보험이 적용되는 경우 드물다는 특수성을 가만해 통계산출시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예체능의 특성을 고려한 별도의 취업통계기준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특정 학과를 위해 취업 기준을 변동할 가능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정학과를 위한 배려가 있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일선 도장에서의 사범들에 대한 고용기준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무술관련 학과생들이 주로 취업하는 도장에서도 이제 고용보험제도를 활성화 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고용보험을 포함한 ‘4대보험’은 고용인과 근로자의 약속이다. 그러나 일부 사범들은 월급의 실수령액을 많이 받기 위해 4대보험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장기적으로 따졌을 사범들의 의식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요즘 전국 대학에서 수시모집이 한창이다. 전문대와 산업대의 경우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으로 취업률이 중요할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정규대학은 학문탐구를 목적으로 한다. 대학의 질을 평가하지 않고 취업률을 평가항목의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도 정책 모순도 있다.

[김현길 기자 = press03@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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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시대

    우리나라에서 사범이 존중받지 못하는 이유도 4대보험도 안되는 직장이라는 인식때문이다. 요즘은 편의점 알바생도 4대보험해준다. 그리고 4년제대학이 학문을 매진하는 곳인데 취업에 더 많은 평가를 하는 우리나라 교육정책도 아주 문제다. 취업하려면 직업전문학교가면 등록금싸고 취업도 잘된다. 폴리텍대학도 좋은 예가 되겠다. 비싼 등록금 내고 4년동안 뭘배우고 있는지. 무술관련학과의 패러다임전환이 필요할때가 아닐른지. 교수들도 각성하고 학생들도 속지말아야 한다.

    2010-10-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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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시대

    4대보험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어야한다.명세기 태권도사범도 직장인인데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4대보험을 안했기에 대출받기가 거의 힘들다.한마디로 직장인으로서 사회에서 인정을 못받는다는 것이다.이는 관장과 일선도장운영자들의 반성이 필요하다.

    2010-10-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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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

    태권도장 사범이 제대로 된 직업이랄 수 없다. 도대체 4대 보험에 가입도 안되는 곳을 어떻게 직장이라고 할 수 있나? 무술관련학과가 있는 대학들은 깊이 반성해봐야 한다. 장래에 아무 대책도 없이 마구 졸업생을 배출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경호회사, 아니면 경비용역회사, 막노동과 다름없는 운송사업체(택배, 물류업 등), 운전기사---이런 것이 무술전공과 무슨 상관이 있ㄷ자는 것인가. 대학들은 학생유치를 위해 눈가리고 아웅하는 소리하지 말고 무술 전공과 사회진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책임 있는 과 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2010-10-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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