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태권도… 결국은 국제 흐름에 발맞춰

  

KTA 2013년도 경기규칙 강습회… WTF 경기규칙에 최대한 맞춰



국제 룰을 따르지 않고 자체적인 경기 룰을 고집했던 대한태권도협회가 이제야 국제흐름에 맞춰 경기규칙을 손질했다.

대한태권도협회(KTA)는 지난 19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겨루기, 품새 지도자를 대상으로 2013년도 새로 개정된 경기규칙 강습회를 개최했다. 전국규모 대회에 참가하는 감독, 코치, 상임심판, 시도협회 관계자 등 1천300여명이 참가해 변화된 경기규칙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KTA는 경기규칙 개정에 대한 배경에 대해 △WTF 경기규칙과 KTA 경기규칙 일치화 △태권도 경기규칙에 대한 이해의 용이성 도모 및 흥미 제고 △영상판독 소청 관련 규정 보완 등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겨루기 경기의 주요 개정 내용은 WTF에 존재하지 않은 원형경기장은 삭제, 세계유소년태권도대회 출전(12~14세) 체급표 삽입, 그리고 영상판독소청 조항을 명확하게 했다. 품새대회는 개인전 부별 구분을 변화하고, 품개 경기 용어 정리를 통한 명확화, 대진표추첨 조항 신설, 자유품새 신설, 경기결과의 판정 조항 등이 신설됐다.

그 중에 비디오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판정의 투명과 공정성을 위해 경기장 내 모두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극히 일부만 볼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매우 큰 변화라 볼 수 있다.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일반 관중에게까지 비디오판독을 공개해 공정성 부문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이번 경기규칙 개정에 가장 큰 특징은 국제 경기력 강화를 위한 경기규칙 재정비다. 따라서 WTF 경기규칙을 따르는 것은 자연히 필수가 됐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옳지만,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사실 그동안 KTA는 WTF가 상위기관이지만 전문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자체적인 경기룰을 유지해 왔다.

종주국의 고집으로 자체 룰을 고수한 결과는 매우 참담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참패에 가까운 저조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매 대회마다 ‘종주국의 수모’, ‘굴욕적인 종주국 태권도’ 등 언론의 뭇매도 여러 번 맞았다.

그때마다 태권도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기력 향상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대응책을 강구했다. 매번 빠지지 않고 공통적으로 나온 의견은 ‘KTA의 경기규칙을 WTF 기준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쉽게 개정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제 룰이 아무리 형편없고, 국내 룰이 재아무리 좋더라도 재아무리 실력과 노련미가 있어도 적응은 쉽지 않다. 한국 지도자들은 비디오판독 카드도 제 때 사용하지 못하는가 하면, 선수는 경기 룰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런던 올림픽을 마친 후 김세혁 총감독과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황경선도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해 정상적인 경기를 뛸 수 있도록 국내 경기룰을 국제 룰에 맞춰주길 바란다고 말할 정도였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한국 태권도는 올해부터 경기규칙 개정을 시작으로 각계 전문가들이 요구하는 전임감독제, 국가대표팀 상비군운영, 비디오 전문 분석팀, 국제경험을 쌓기 위한 각종 오픈대회 출전 등 변화를 시작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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