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업] 블랙벨트 태권도장의 특별함은 ‘수업시간’에 있다.

  

진짜 태권道를 지도하는 道場


도장에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교육. 사범의 지도법이다.

창간 16주년 특별기획 ‘도장이 살아야 태권도가 산다! <무카스>가 일선 태권도장의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특별방송을 기획했다. 7분가량의 방송에서 미처 소개되지 않은 내용들을 좀 더 쉽고 자세하게 전달해볼까 한다.

도장명 : 블랙벨트 태권도장
지도자 : 박한섭 외 2명 (남1,여1)
위치 :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삼흥로 74번길 38
관원수 : 200명이상
선정 이유 : 관원 30명으로 평범하게 시작 된 체육관이 진짜 태권道를 지도하는 道場으로 변했다.


자신만의 특별한 운영방법과 지도법을 갖고 있는 일선 도장도 많이 있다. 반면 그렇지 않은 도장이 더 많다. 잘 되는 도장은 이유가 있고, 그 방법을 갖고 있다. 그 도장만의 특별한 방법 말이다. 옆 도장과의 다른 무언가를 원한다면 이 글에 집중해 그 5가지 특별함을 찾길 바란다.

블랙벨트 태권도장의 특별함은 교육이 탄탄한 도장이고 싶다고 말하는 관장님의 욕심과 지도 철학에서부터 시작한다.

첫 번째, 지도자가 이야기할 때 수련생은 공수자세를 취한다.


수련생이 사범과 관장이 말할 때는 공수자세를 하고 경청한다. 앉아있든 서있든 같다. 수업 중 ‘공수’라고 외치자 한 명도 움직이지 않고 일제히 지도자를 바라본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수련생들의 두 눈은 일제히 관장님을 향해 있다. 수업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블랙벨트 태권도장 수련생은 지도자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우리를 위해 알려주는 내용이라 생각하며 빠뜨리지 않고 듣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 순간은 지도자가 존중받고 있는 순간이다.

공수자세로 지도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교육이 앞서는 도장이 되기 위해서는 수련생이 지도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며, 그에 상응하는 질적 교육이 이루어지면 된다. 이것이 수련생과 지도자의 호흡이라 할 수 있겠다.

공수자세를 처음 본 사람은 딱딱해 보이고 왜 저렇게까지 하냐고 말할 수 있지만, 지도자를 존중하고 집중하고 있다는 표현이라고 보면 되겠다. 공수 자세로 듣게 되면 지도자의 말에 귀 기울여 그렇게 행동하려 다짐하기 때문에, 한번 이야기 한 것이 바로 습득되고 반영되는 효과를 갖고 있다.

두번째, 지도자가 도복의 가치를 지킨다.


사범들 출근 후 첫 일과는 자신의 도복을 다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도장 청소를 하는 것보다 앞서해야 할 일이 수련생 앞에 입고 서야하는 ‘도복 다리기’이다. 선택적인 사항이 아니고 의무적인 사항이다. 쉽게 행동할 수 있도록 다리미, 분무기, 다리미대까지 준비되어 있다. 도복을 다리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수련생 앞에 설 것인지, 어떤 교육을 할 것인지 생각하는 시간이다.

출근 후 도복 다리는 사범


몇몇 도장을 가보면 사범님들의 소매는 걷혀 있고 바지 단은 까맣게 물들어 있다. 그렇게 수련생 앞에 서고 학부모님들을 대한다. 잘 살펴보면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수련생들이 도복을 안 입고 도장에 오는 것, 도복을 깨끗하게 입지 않는 것 모두 사범이 도복의 가치를 지키지 못해 자초한 일이다.

지도자는 도복을 소중하게 생각하여 수련생들이 존경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춰야 한다. 쉽게 말해 용모를 가꾸고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나를 위해 노력하며 ‘운동하는 사람이 이 정도면 됐지’라고 나와의 타협하지 않길 바란다. 블랙벨트 태권도장에서 도복의 가치는 모든 것에 앞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세번째, 한 가지 커리큘럼을 일주일간 매일 반복하자. 실력 향상의 비법이다.


관장과 사범이 1주일간 한 가지 큰 주제를 갖고 반복 수업을 한다. 생소하고 이상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주 단위 수련 프로그램은 반복 수련을 통해 완벽하게 알고 넘어가게 하는 방법이다.

1주일간 관장과 사범이 매 수업 같은 프로그램과 교육법으로 지도한다. 쉽게 말하면 모든 지도진의 지도법과 프로그램 동일시되어 있다. 수련생들은 어느 사범에게 배우든 동일한 프로그램을 배우기 때문에 혼란스럽지 않다. 이런 질 높은 교육을 받은 수련생들의 실력이 좋아지지 않을 이유는 없다.

수련 프로그램 계획표


실행 방법은 이렇다. 관장이 주별 큰 주제를 잡아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새로 시작하는 주의 첫 수업은 동일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관장이 본보기 수업을 진행한다. 큰 주제 안에서 일주일간 약간씩의 변화만 있을 뿐 매일의 수련 프로그램의 큰 틀은 많이 다르지 않음은 명심할 사항이다.

수업 프로그램이 하루마다 다르게 구성되어있는 도장을 많이 봤다. 매일 새로운 것을 지도하는데도 심지어 수업 계획표를 작성하지 않고 수업에 들어간다. 한 가지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시간표 구성이며 얕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 수업에 대한 고민이 없는 지도자에게 훌륭한 제자가 나올 수 없다. 수업 전 매일의 수업 계획표를 작성한 뒤 전 사범과 공유 하고 실행한다면 교육에 놓치는 부분이 적어질 것이다.

네 번 째, 승급 심사의 과목이 특별하다.


블랙벨트 태권도장의 승급 심사는 1달 주기로 실시되며 심사 과목은 8가지가 있다. 일선 도장 심사 과목은 품새, 겨루기, 발차기 정도인데 이 도장은 왜 이렇게 많은 걸까?

특별한 점은 실기 과목(5가지)만 있는 것이 아닌 인성을 채점할 수 있는 3가지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태권도를 통해 전인교육을 실현해나가는 중이다. 신체의 변화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관장님의 교육철학이 나타난다.

승급심사 채점지


인성 채점 항목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부모님에게 존댓말을 쓰는지, 주위 어른들에 인사를 하는지, 집에서의 행동은 어떤지에 대한 평가 심사 총 점수에 포함된다. 인성 부분을 채점 항목은 매번 바뀌며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승급 심사 때 인성 부분을 체크한다는 것은 잘 체크되는 수련생과 그렇지 못한 수련생을 구분 지을 수 있으며, 체크되지 못한 친구들을 교육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리스트가 되어 수련생 관리에 이점이 될 수 있다.


다섯째, 유품자들(선배) 그들의 위치를 세워라.


이 도장의 유품자 전원은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몇 명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품띠 이상은 거의 다 시범단일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 품띠들이 여러 명 있을수록 다 잘하기가 쉽지 않은데 무슨 방법을 사용할까?

박관장은 1~10까지 다 알려주고 따라 하게 하지 않고 수련생 스스로가 연습하는 과정에서 알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도자였다. 모든 것을 다 알려줘버린 순간 수련생은 스스로 더 나은 것을 찾고자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사용하고 있었다.

선배가 앞에서 지도하는 모습


선배 수련생(품띠)에게 유급자(후배)를 가르치는 미션을 줄 때 “오늘은 네가 노란띠 알려줘”가 아닌 ‘왜노란띠를 알려주라고 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다.

“오늘 노란띠는 A를 잘 알려줄 수 있는 선배가 알려줄 거예요. 태권도를 잘 하기 위해선 A가 중요한거 알죠? 오늘 선배 수련생에게 A를 꼭 배워보세요.”

수련장 속 모든 수련생들이 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이 과정에서 선배 수련생들의 자존감이 향상되고 후배를 알려주는 것에 책임을 갖고 지도하게 된다.

만약 후배 수련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되어도 후배들 앞에서 말고 따로 불러서 이야기해주는 것이 선배 수련생의 자존감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법이 되겠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것인지는 본인 선택의 문제다. 우리 도장은 옆 도장을 신경 쓰지 않고 교육하고 있다면 그 도장만의 특별한 교육자 무기가 있다는 것이다.

지도자는 수련생의 미래이자 본보기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매일 많은 수련생들 앞에 서야 하며 그들을 믿고 따라오게 해야 한다. 교육에 대한 고민과 개발을 하지 않고 이전에 배워왔던 것만으로 지도하고 있지는 않은가?

[무카스미디어 도장특별기획팀 = 김나경 기자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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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벨트 #박한섭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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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ptain

    태권도의 맥을 이어가는 도장이 있어 흐믓 합니다.
    진정한 Master의 길을 아이들에게 알리고 있어 Master의 한사람으로서 뿌듯합니다.
    계속 수고 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2016-01-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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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집니다.

    노력하는 모습이 멋집니다. 또 하나 배우고 가네요..^^

    2015-12-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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