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를 통한 비극에서 새 희망... 난민 스포츠 대축제 ‘호프앤드림스’ 요르단서 개막


  

1일 아즈락-자타리 시리아 난민캠프서 개막, 오는 3일까지 태권도, 야구 등 페스티벌 개최

요르단 내 최대 규모의 시리아 난민 보호구역인 자타리 캠프에서 태권도를 통해 내일의 희망을 꿈꾸는 태권도 수련생들의 모습

태권도 주도로 시작된 난민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호프앤드림스 페스티벌(Hope and Dreams Festival)’이 시리아 난민이 생활하는 요르단에서 막이 올랐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과 태권도박애재단(THF)은 1일(현지시각)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캠프인 아즈락캠프와 자타리캠프, 암만 시내 등에서 오는 3일까지 사흘간 난민을 위한 스포츠 축제인 ‘호프 앤 드림(Hope and Dreams)’ 스포츠 축제를 개최한다.

 

1일 개막식은 시리아 난민 4만명이 거주하는 아즈락캠프에서 막이 올랐다. 요르단 북동부 시리아와 접경지대에서 90㎞ 떨어진 곳에 자리한 이곳은 유엔난민기구(UNHCR) 보호구역으로 외부와 단절된 아즈락캠프가 이날만큼은 특별하게 이 행사에 관련에 참가한 외부 인사에 한해 특별히 개방했다. 외부인의 방문에 아즈락캠프 내 거주하는 난민들은 크게 반겼다.

세계태권도연맹과 태권도박애재단이 2016년 아즈락 난민캠프 내 태권도 아카데미 태권도수련생이 제2회 호프앤드림스 개막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개막식 행사에는 이 행사를 주최한 WT 및 THF 조정원 총재와 서정강 사무총장, 마헤르 마가블래 집행위원을 비롯해 작년부터 공동주최로 참가한 세계야구소프트볼(WBSC) 리카르도 프라카리, 요르단태권도연맹 하셈 아흐마드 나이맛 부회장, 유엔난민기구  손도스 엘 누르 아즈락 사무소장, 주요르단 한국대사관 김동기 대사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WT와THF는 2021년부터 난민캠프에서 개최해오던 태권도 난민 페스티벌을  지난해부터 WBSC과 함께 공동으로 주최하는 멀티 난민 스포츠 축제로 확대했다.  

 

이날 오전 아즈락 난민캠프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이곳에서 스포츠로 꿈과 희망을 꾸는 아동, 청소년 수련생이 태권도와 베이스볼5, 배드민턴, 농구 등 각 종목별 공개 수업과 시범을 펼쳤다.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가 아즈락 캠프 태권도 수련생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조정원 총재는 개막식 행사에서 “오늘은 매우 감동적인 날이다. 최초 태권도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베이스볼5와 배드민턴, 농구가 함께하는 제2회 호프앤드림즈 스포츠 페스티벌의 성장은 올림픽과 평화를 위해 우리가 함께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앞으로 더 많은 스포츠 종목이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어 “며칠 전 올림픽난민재단 이사회에서 올해 말까지 전 세계 난민·실향민 인구가 1억3천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충격적이고 슬픈 수치이다”라며 “호프앤드림즈 스포츠 패스티벌과 같은 프로젝트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고통을 덜어주고, 보람찬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WBSC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Riccardo Fraccari)은 "제2회 호프앤 드림즈 스포츠 페스티벌을 위해 다시 아즈락 난민캠프에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다. 이번에는 더 많은 어린이들이 Baseball5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어 더욱 기쁘다. 우리 스포츠가 어려운 상황속에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어린이들을 이렇게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참가한 주요 내빈은 축하 행사를 마친 후 아즈락 캠프 내에서 태권도와 야구.소프트볼 등 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 청소년들과 어울려 점심을 함께 하면서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이어 오후에는 요르단 내 시리아 최대 난민 보호구역인 자타리캠프로 이동해 개막 행사가 이어졌다. 한국난민기구(이철수 교장, KRP) 태권도 수련생 250명이 수준 높은 실력으로 사물놀이와 태권도시범을 펼쳐 보였다.

자타리캠프 태권도 수련생들의 모습

자타리캠프는 시리아 난민캠프 중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8만여 명의 난민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 KRP는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이후 2013년 난민캠프에 들어가 UNHCR의 허가를 받아 태권도 아카데미(Zaatari Takwondo Academy)를 개설, 태권도 교육을 비롯해 한국어, K팝 등 한국문화를 보급하며, 내전으로 겪은 이들 난민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은 물론 트라우마 치료 및 난민 정체성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WT는 인류 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 2016년 THF를 통해 전 세계 난민캠프 및 자연재해 지역 어린이, 청소년 지원 활동을 펼치면서 국제 사회와 스포츠계에 주목받았다.

 

THF 기금으로 요르단 아즈락 난민 캠프 등에 태권도 아카데미를 설립한 뒤 지속적으로 난민 어린이에게 태권도를 보급함과 동시에 건강과 더불어 꿈과 희망을 꾸도록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아즈락캠프 태권도 수련생들의 모습

지난해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로부터 태권도를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올림픽컵을 수상했다. 이 올림픽 컵(Olympic Cup)은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인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1906년 제정한 것으로 아마추어 스포츠 보급 및 올림픽 발전에 공헌한 기관 또는 단체를 선정해 매년 한차례만 수여하는 뜻깊은 상이다.

 

한편, 이어 2일에는 호프앤드림스 확대를 위한 태권도박애재단 이사회, 함께 이 축제에 참여하는 단체와 회의, 요르단 국제스포츠위원회(NOC)와 요르단선수촌 방문 행사가 진행된다.

 

마지막 3일에는 호프앤드림스 스포츠페스티벌 대회가 난민 보호구역이 아닌 요르단 암만 시내에 위치한 안만스포츠시티와 수마야홀 등에서 태권도, 배트민턴, 베이스볼5 등 3개 종목 대회가 열린다. 태권도 대회에는 아즈락-자타리캠프 태권도 수련생 350여명이 참가한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는 향후 WT가 주최하는 국제오픈대회와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초청한다는 계획이다.

 

[무카스미디어 = 요르단 암만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시리아 #난민 #호프앤드림스 #세계태권도연맹 #WT #WORLD TAEKWONDO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자타리 #아즈락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